1+1은 수학적 접근으로 보자면 정답은 2다. 하지만 마케팅으로 접근하자면 2 이상,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보이는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만들어낸 콜라보레이션은 재미를 넘어 가치와 희소성에 열광하게 만든다.
글. 왕보영 사진. 휠라, 빙그레, 맛남의 광장, 곰표
이색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독특한 굿즈로 콜라보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휠라는 ‘과학과 사람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였다. 굿즈는 ‘우주’와 ‘달’을 중심으로, 인류 최초 달 착륙자인 닐 암스트롱의 명언인 ‘I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한 사람의 작은 한 발자국이 인류에게는 비약적 발전이 될 수 있다)’를 키 메시지로 활용했다.
빙그레는 과자 브랜드 ‘꽃게랑’을 의류·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하고, 래퍼 지코를 모델로 발탁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꽃게랑 스낵 모양을 모티브로 제작된 'Côtes Guerang(꼬뜨-게랑)은 MZ세대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콜라보레이션 제품의 성공은
기존 브랜드의 올드하고 진부한 이미지를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로 한순간에 바꿔놓기도 한다.
기업들의 협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이들의 주요 고객층인 MZ(밀레니얼+Z세대)세대들이 이런 이색 협업에 열광하기 때문이다. MZ세대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와 가잼비를 추구하고 재미와 경험을 중시한다. 또 유행에 민감하면서 자기만의 개성을 중시한다.
이런 MZ세대의 특징에 잘 들어맞는 것이 바로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이다.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지만, 브랜드 간의 이색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일단 이름이나 콘셉트부터 웃음이나 흥미를 유발한다. 경계를 허문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은 신선하고 이색적인 제품을 경험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MZ세대를 사로잡는다. 또 대부분 한정판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소유욕을 자극하는 것도 한몫한다. 한정판 제품을 소유하고 이를 SNS에 공유함으로써 스스로 특별한 존재임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콜라보레이션 제품의 성공은 기존 브랜드의 올드하고 진부한 이미지를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로 한순간에 바꿔놓기도 한다.
대한제분의 밀가루 상표로 유명한 곰표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으로 MZ세대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곰표 패딩, 티셔츠, 백팩, 팝콘에 이어 최근 밀가루 브랜드 곰표를 콘셉트로 한 밀맥주도 선보였다.
단순히 재미와 인기를 위한 콜라보레이션도 많지만, 최근에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콜라보레이션도 이목을 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인 백종원 씨가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제품을 들 수 있다. <맛남의 광장>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개발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음식 개발과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물 소비 촉진과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송에서 백종원 씨는 최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농어민을 위해 바닷장어 무조림 레시피를 개발해 자신만의 브랜드로 간편 조리 패키지 상품을 만들었고, 이마트와 SSG닷컴은 판매와 유동을 책임지는가 하면, 쌓여있는 완도 다시마 2천 톤 소진을 위해 오뚜기와 협업하여 다시마 2개를 넣은 한정판 오동통면 라면을 출시했다.
시청자들은 이를 보며 ‘백종원과 키다리 아저씨’라 명명하고 이들의 착한 만남에 환호하며 이에 화답하듯 완판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판로가 막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을 위해 <맛남의 광장>에서는 강원도 못난이 감자와 해남 왕고구마에 이어 바다장어 무조림 밀키트, 오통통 라면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