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
포괄수가제(Diagnosis-related group, DRG)란 의사가 진단하는 환자의 진단명에 따라 입원환자의 진료비를 보상하는 제도로서 입원기간 동안 제공된 검사비, 수술비, 약제비 등 의료서비스의 종류나 양에 관계없이 어떤 질병의 진료를 위해 입원했었는가에 따라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보상하는 제도이다.
정부에서는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의료비의 절감을 위해서 기존에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었던 포괄수가제를 대학 병원급인 3차 의료 기관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하고 7개 질병군에 대해서 2013년 7월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로 하였다.
일반적으로 포괄수가제는 진료비가 의료 행위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의료인들은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그들의 행위를 변화시켜야 하고 이는 의료의 질에 대한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이른 퇴원으로 인해 퇴원 후 외래 방문 횟수, 재입원율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가에 산정되지 않은 동시수술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게 되어 결국 재수술을 받게 되거나 추가 치료를 받을 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제왕절개술, 자궁적출술, 자궁부속기 수술에서 긍정적인 평가"
"염려됐던 의료의 질 감소 없어"
"고가의 재료대나 수술이 필요한 수술에 대해서는 추후 제도 보완 필요"
본 연구에서는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인해 상급 병원의 산부인과 영역에서 실제로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는지 살펴보고 국내 실정에 맞는 포괄수가제 개선 방향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공하고 향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지불 제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2013년 7월 이후에 포괄수가제를 도입한 43개의 상급 종합 병원을 대상으로 의료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고 제도 시행 전후 각각 18개월 동안 제왕절개술, 자궁적출술, 자궁부속기 수술의 세개의 수술군으로 나누어 수술건수, 입원일수, 진료형태의 변화를 포괄수가제도 시행 전후로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의 결과 포괄수가제 시행 이후 시행된 3 종류의 수술 모두에서 환자의 재원 일수는 감소하였고 특히 대형 병원 일수록 입원 일수의 감소가 컸다. 그러나 재원 일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도 이전에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인해 걱정했었던 ‘수술 후 외래 방문 횟수’는 변화가 없었으며 ‘수술 후 재입원률’은 오히려 감소하여 제도 도입에 따른 긍정적 평가로 사료된다. 수가가 추가로 산정되지 않는 동시 수술의 경우 값비싼 기구나 재료가 필요한 수술은 감소하였으나 그렇지 않은 단순히 의사들의 노동력이 요구되면서 수술 시간만 길어지는 동시 수술은 변화가 없었다. 이는 포괄수가제 시행의 단점으로 사료되며 추후 고가의 재료대나 수술이 필요한 수술에 대해서는 추후 제도 보완이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포괄수가제 적용 시 수가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응급실 경유하여 입원되어 시행되는 수술의 경우 수술 건수 감소되어 추가적으로 외래를 방문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산부인과 영역에서 포괄수가제도의 전면적 시행은 전체적으로 의료의 질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입원 기간을 감소시켰으며 비싼 재료대를 요구하지 않는 동시 수술 건수는 그대로 유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