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밸런스

오후의 티타임

의무기록팀 기록을 모아 가치를 만드는
일산병원의 연금술사

환자를 진단 및 진료하여 건강을 되찾게 해주기까지, 병원 안에서 행해지는 의료진과 직원들의 노력은 모두 기록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기록들은 한 부서의 손을 거쳤을 때, 비로소 유형의 가치로 재탄생한다. 일산병원의 연금술사 의무기록팀 이야기다.

글. 이성미  사진. 이서연(아자 스튜디오)

미션 1. 적합하고 정확하며 완벽한 기록을 만들어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희망으로 불리는 계절, 봄. 햇살처럼 따사로운 웃음을 머금고 의무기록팀 직원들이 병원 인근의 한 카페에 들어섰다. 지하 1층 사무실에서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반복하는 의무기록팀 직원들에게 뜻밖의 티타임이 허락된 것.
‘기록’이라는 말이 정보를 종이에 그대로 옮기는 것처럼 간단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의무기록팀의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의무기록팀은 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의무기록이 누락된 것은 없는지 인과관계가 맞는지 파악하고, 완성된 데이터를 통계화한다. 그리고 의무기록팀의 손을 거친 자료들은 의료 연구와 병원 행정, 국가의 의료제도 마련을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된다. 하나의 기록이 자료로서 더 가치 있게 활용되기까지, 의무기록팀은 종이라는 아날로그와 EMR이라는 전자기록 시스템을 넘나들며 활약한다.
환자에게 의무기록 관련 서류를 정리하여 발급하는 일 역시 의무기록팀의 일이다. 업무상 환자와 의료진, 내부 부서, 기관이 맞닿는 접점에 있는 만큼 각자 역할에 대한 이해력과 소통 능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 분 일 초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병원 안에서 기록이란 어찌 보면 아주 작은 일처럼 보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누락된 정보의 기재를 요청하거나, 이미 기록된 정보에 대한 타당성을 물었을 때, 퇴원 환자에게 제공할 자료를 발급하기 위해 빠른 업무처리를 요청했을 때, 이를 잔소리로 여기시기도 해요. 하지만 타 부서나 의료진이 얼마나 성의껏 답변했느냐에 따라 데이터의 질과 청구의 정확성, 병원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어요. 모두가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하는 일인 만큼 평소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ALCHEMIST
미션 2. 일산병원의 가치를 높여라

입원 환자의 진단 코딩을 하고 청구를 하는 수치만 해도 연간 3만 건에 이르는 만큼 방대한 양의 기록을 처리하기 위해선 ‘앉아서 버티는’ 체력도 뒤따라야 한다. 직원들의 몸은 하루 중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내지만, 누락된 기록을 찾고 채워야 하다 보니 실상은 보이지 않게 병원 곳곳을 누비는 것이나 다름없다.
의무기록팀이 이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흩어진 정보를 찾아 나서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의무기록팀이 만든 데이터와 통계 자료는 병원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의 증거로서 병원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일산병원이 얼마나 어떻게 일을 하였는지 기록에 따라 병원의 평가가 달라지고, 또 그에 따른 보상도 달라지는 것.
“지난해 우리 병원은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개원 최초로 A등급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병원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정확한 데이터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정보의 부가가치는 앞으로도 점차 커질 것입니다. 저희가 이처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팀이라는 것, 그리고 묵묵히 뒤에서 일하는 우리 직원들이 있기에 병원이 좋은 평가를 받고, 병원 운영에 밑거름이 되는 보상을 얻는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말이다. 기록을 가치로 만드는 일도 연금술과 다름없다. 지금 우리가 일산병원의 발전과 더 나은 평가를 염원하고 있다면, 자신의 일을 조금 더 꼼꼼하게 기록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모인 좋은 재료들로 의무기록팀은 분명 빛나는 가치를 만들어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