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이 보물이 되는 요즘, 평소 염탐해왔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달콤한 파이 한입을 베어 물면 행복이 별건가 싶다. 이대로 보내기엔 아쉬운 봄날, 연인이나 가족, 혹은 혼자여도 좋다. 나만의 소확행을 위한 카페 나들이를 추천한다.
글. 왕보영
사진. 한정현(28gram),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협조.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피스피스, 헤이리스, 알렉스 더 커피
최근 팍팍한 삶의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해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은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봐야겠다”고 말한다. 영화의 핵심적인 메시지이기도 한 나만의 작은 숲은 자신만의 안식처, 위안, 행복이다.
2018년 트렌드를 주도하는 키워드 중 하나인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한다. 우리는 더 이상 멀리 있는 행복을 찾지 않으며 지금 여기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원하고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실현 가능한 행복을 일상에서 찾는 것, 어쩌면 일상에서 주는 이러한 사소함이 우리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에서 오는 편안함, 가까운 사람과 공유하기 쉬운 것들,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것. 특별한 행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평범한 행복은 아닐까.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다. 눈부신 햇살, 손가락 사이를 스치는 간지러운 바람, 이대로 가만히 있기엔 엉덩이가 들썩인다. 봄볕이 부서지는 창가에 앉아 행복 한 잔을 즐기기 좋은 날씨다. 오늘은 나만의 소확행을 찾아 발걸음을 옮겨보자.
그 어느 날이라도 좋지만 파란 하늘이 비추는 날이면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더욱 빛을 발한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포르투갈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루 시자(Alvaro Siza)가 국내에 설계한 세 곳 중 한 곳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포르투 세할베스 현대 미술관, 리스본 엑스포 파빌리온과 브라질의 이베리 카르마구 미술관 등이 있다.
그는 1992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1998년 미스 반 데어 로에 유럽 현대 건축상, 2001년 울프 예술상,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2002, 2012년) 등 각종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건축가로 인정받은 바 있다. 이곳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1,400평 위에 지상 3층(지하 1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여러 개 전시 공간이 하나의 덩어리에 담긴 설계로 유명하다. 주변의 건물들이 직선으로 뻗어있는 것에 비해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건물은 마치 하늘에서 춤추는 듯한 모습이다. 제각각인 곡면으로 이루어진 백색의 전시 공간은 가급적인 조광을 배제하고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시때때로 변하는 빛의 향연을 볼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뮤지엄 내 카페와 북앤아트숍은 뮤지엄 휴관일과 관계없이 상시 운영된다.
사방에 널려있는 책 한 권을 골라 천천히 책장을 넘기는 여유와 함께 테라스에 앉아 완연한 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 031-955-4100 위치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시간 : 10시~18시(계절에 따라 이용시간이 변경되므로 확인 필수)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한 갤러리 카페 ‘헤이리스’에 가면 세계 보고 싶었던 명화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카페 헤이리스는 헤이리스(H.E.Y–Lis)는 ‘그곳에서 수련에 감동할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헤이리스는 다양한 형태의 래플리카(명화를 재현한 모사작품)을 만드는 기업인 렉스데코가 만든 카페로, 원작은 아니지만 유럽 미술관까지 가야 감상할 수 있는 수고로움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정면에 장식된 거대한 수련 그림을 볼 수 있다.
좌우를 가득 채우는 크기에 감동은 배가 된다.
그림이 걸린 벽면은 감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타원형으로 설계됐다. 이는 오랑주리 미술관의 모네 특별전시실의 설계와 같은 것으로, 오랑주리에 직접 다녀 온 모네의 팬들도 헤이리스의 수련 그림의 싱크로율을 칭찬할 정도로 원작의 크기와 색감은 물론 전시공간의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재현했다. 그동안 황금색채의 마술사 클림트 특별전, 고흐와 인상주의 화가전, 모네, 향기를 만나다 전시전 등이 진행됐으며 오는 6월까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세계 명화展이 진행된다.
홍대 ‘어쩌다가게’에서 유명세를 떨치던 파이 전문점 피스피스가 일산 정발산점에 이어 성석점을 열었다.
그동안 금·토·일요일만 여는데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품절사태가 일어났던 정발산점과는 달리 매일 오픈하는 성석점은 우리에게 달콤한 미국식 파이를 맛볼 수 있는 행복과 함께 초조한 마음을 내려놓게 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시그니처 메뉴인 펌킨 파이와 바나나 크림파이, 초코브릭파이 등 맛은 물론 모양까지 예쁜 메뉴 덕분에 언제 품절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니 봄날의 달콤함을 즐기고 싶다면 조금 서두를 것.
문의 : 성석점 070-7785-1231 / 정발산점 031-8076-9032
위치 : 성석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로 109 / 정발산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372번길 35
시간 : 성석점 11시~22시 / 금토일 12시~18시(메뉴 소진시 마감)
겨울을 지나 봄, 길고 지루했던 겨울에 움츠러든 심신을 말랑하게 녹여주는 햇살과 감미로운 커피 향.
멀리 떠나지 않아도 초록의 자연을 마음껏 누리기 좋은 곳, 알렉스 더 커피다. 알렉스 더 커피는 멀리서도 한눈에 보일 만큼 커다란 유리 온실로 되어있다.
유리 온실 앞은 널따란 식물과 잔디로 채워져 있고 바로 옆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 문화 휴식 공간인 플랜테이션이 위치하고 있다. 온실을 가득 채운 기분 좋은 커피 향과 함께 커다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