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면, 마음처럼 들숨 날숨이 편히 되지 않는다면, 폐 건강이 안녕한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폐는 한 번 나빠진 후에는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급선무, 그 전에 생활습관을 바로잡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정의부터 예방법까지 꼼꼼히 알려주는 일산병원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교실을 만나본다.
글. 정은주 사진. 남윤중(아자 스튜디오)
20대 이후부터 폐는 노화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국내 사망 원인 중 7위로 우리나라 국민 약 13.4%가 앓고 있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세계적으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 1990년 이전에는 사망원인 중 6위였던 것이 2020년에 이르면 3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일산병원에서는 이러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위험성을 비롯해 원인과 증상,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 등을 알리고자 지난 2017년 6월부터 환자교실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매월 첫째·셋째 목요일 오후 3시부터 3시 30분까지, 호흡기내과 외래에서 진행하는 환자교실에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물론 보호자,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은 어떤 질병일까. 강의를 진행하는 허선희 간호사는 주로 숨을 내쉴 때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부분적으로 좁아져 호흡곤란 증상이 유발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만성’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짧게는 1년 이상, 길게는 평생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리고 ‘폐쇄성’, 즉 막힘이 있다는 거죠. 이 질환의 경우 폐에 공기 흡입이 잘 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데다 기도에 염증이 발생해 심하게는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발병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의한 사망 환자 10명 중 9명이 흡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 또한, 이 병을 앓는 환자의 80%가 흡연자일 정도로 흡연이 주원인으로 손꼽히지만 그 외에 유해한 가스나 먼지, 화학약품, 실내외 공기 오염,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폐결핵을 앓은 적이 있거나 천식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은 높아진다.
건강교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인 만큼 짧은 시간에 핵심만, 직접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동영상을 통해 폐의 순환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거나 건강한 기관지와 염증이 생긴 기관지를 비교한 사진을 보여주는 식이다.
“폐는 우리 몸 양쪽에 위치하고 있어요. 약 25㎝ 길이에 1㎏쯤 되죠. 이제 폐의 단면을 볼게요. 여기 동글동글한 것들이 바로 폐포에요. 우리 몸에는 총 3~5억 개의 폐포가 있는데 이곳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이루어지는 거예요. 다시 말해 폐순환이죠.”
참석자들은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이론적인 내용을 그림을 보며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하다는 반응. 허선희 간호사는 환자들이 질병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강의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진료 중에 자세히 물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수업의 효율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1차적인 치료법인 흡입기, 그리고 호흡법 교육이 대표적이다.
“흡입기마다 사용방법이 조금씩 달라요. 오랫동안 흡입기를 사용하신 분들은 본인이 올바르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체크해보면 95%가 정확하지 않은 방법이에요. 그래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드리고 있어요.”
호흡법 역시 마찬가지다. 강의 중에 함께 호흡법을 배우고 실습함으로써 제대로 된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경우 일산병원 내 재활의학과 호흡 재활을 연계해주기도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완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예방 및 치료는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관리만 잘 한다면 삶의 질을 훨씬 높일 수 있어요. 반드시 금연하고 요리할 때는 환풍기를 켜는 등 생활 속 습관만 바로잡아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건강교실이 모두의 폐 건강 지킴이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