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자라면 그에 알맞은 새 옷이 필요하듯, 일산병원의 증축 및 리노베이션은 언젠가 거쳐야 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더 나은 의료 환경 제공을 위한 약 40개월의 긴 공사의 끝에, 지난 12월 일산병원이 새 단장을 마쳤다.
글. 박여민 사진. 남윤중(아자 스튜디오)
층별 | 정문의 좌측(병동측) | 증축동 | 정문의 우측(외래동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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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2층 |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 재활치료센터(소아) | |
지하1층 | 외래약국/병동약국, 중앙주사실, 영양교육실 |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재활치료센터, 신장센터, 종양혈액내과, 항암치료센터 | |
1층 | 응급의료센터,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외래채혈실, 진료협력센터, 소아청소년과, 통합서비스창구 | 외과(장기이식센터), 소화기내과, 류마티스내과, 내분비내과/당뇨병센터, 정형외과, 외래접수/수납/예약 | |
2층 | 통원수술실/로봇수술실, 통증클리닉,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신경과, 치매예방센터 | 내시경센터 | 암센터, 신경외과, 흉부외과, 안과, 신장내과, 비뇨기과, 피부과, 성형외과, 심혈관센터 |
3층 | 중앙수술실, 외과계집중치료실 | 국제진료센터, 건강증진센터 | 분만실/신생아실, 모자동실,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심장혈관촬영실, 심장혈관계집중치료실, 산부인과 |
4층 | 병동 | ||
5층 | 병동, 병동(완화병동) | 치과 | |
6~10층 | 병동 | ||
11층 | 내과계집중치료실, 병동 | ||
12~13층 | 병동 |
일산병원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환자 수는 연간 약 4,000명. 이는 2000년 개원 당시 설계했던 수용인원 1,900명에서 두 배도 넘는 수치다. 늘어난 환자 수는 곧 병원의 질적 성장의 결과를 의미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양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이에 일산병원은 의료 질 향상에서부터 병원 환경 개선까지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는 강중구 원장의 주도 아래 대대적인 증축 및 리노베이션을 추진했다.
변화는 병원 외관에서부터 눈에 띈다. 기존에 4층이었던 외래동을 한 층 높이고, 본관 동측 후문에는 6개 층을 신축했다. 더불어 내부 리노베이션도 함께 진행, 진료 및 검사대기 공간이 부족했던 안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과의 환경을 개선하고, 병원 전체의 병상 수 증가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연구소와 의국 등 비 진료공간을 증축동으로 이전하여 본관의 진료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본관 병동과 외래 연결 통로를 확보해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무엇보다 환자들의 병원 이용이 쾌적하고 편리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증축 및 리노베이션은 조달청을 통해 선정된 40개 업체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각종 자재에서부터 분야별 시공까지 각기 다른 업체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원활한 진행을 위한 업체 간의 조율 및 꼼꼼한 공정 관리가 필요했다. 이에 공사 전반을 맡아서 진행해 온 총무실의 시설팀은 밤낮없이 현장을 뛰어다니며 원활하고 편안한 공사 환경 만들기에 힘썼다. 특히 병원이라는 특성상 공사 중에도 진료를 중단할 수 없기에 환자 및 의료진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엘리베이터 공사를 할당받은 중소기업이 재하청을 준 사건이 밝혀진 것이다. 자칫 일정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망설임 없이 공사를 중지시켰고, 중소기업청과 조달청을 통해 진상을 규명한 후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업체만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김부곤 총무실장은 이 모든 결단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다고 말한다.
“잘못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엘리베이터를 절대 국민이 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국내 유일의 보험자 병원인 만큼 직원들 모두 ‘최고의 상사는 국민’이라는 마음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늘 올바른 방법으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공감이 있었기에, 환자분들께서도 공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소음과 같은 불편을 이해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심전심이던가. 직원들의 이러한 마음은 환자는 물론 시공 업체들에게도 전달되어 마지막 간담회 때 “좋은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일했다”는 피드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2000년 개원 당시 일산병원은 건물의 가운데 공간을 틔어 만든 대형 아트리움과 전례 없던 4인실 제도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병원의 수익보다 환자의 편의를 우선 고려했던 것으로 이후 지어지는 많은 병원들의 모델 사례가 됐다. 또한, 건강보험에서 기준병실이 기존 6인실에서 4인실로 바뀌게 되는 제도적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일산병원은 최근에도 자문형 호스피스, 연명의료결정법 시범사업 등 건강보험 모델병원이자 공공의료 중심병원으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이번 증축 및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확보한 공간에서도 호스피스 완화 의료사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확대 등의 정부 정책 시범사업을 적극 수용하며 또 한 번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 한다. 아직 끝이 아니다. 2020년을 목표로 부족한 주차공간 확대를 위한 대형 주차동 설치,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기준에 맞는 응급의료 시설 확충, 음압설비를 갖춘 감염관리센터 설치 등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일산병원의 도약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1988년 공단 입사 후 병원의 시작부터 함께해왔기에, 수익보다 공공성을 추구해온 우리 일산병원이 어느새 권역을 리드하는 병원이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국내 유일의 보험자 병원으로 성장을 거듭해오며 국내 의료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에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증축 및 리노베이션은 향상된 의료 질에 맞춰 병원 환 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무엇보다 의료적인 성과 위에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병원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곳입니다.
환자를 직접 대하지 않는 일이더라도, 우리 직원들은 늘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일에서 한 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서두르지 말고 차곡차곡 진정성을 쌓아가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 병원이 국민을 위해 더 잘하는 기관, 국민의 요구에 의해 다른 권역에서도 필요로 하는 참된 의료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