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그래서 어떤 순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은 달라진다. 뇌지주막하출혈 이후 뇌혈관연축으로 일산병원 중환자 실에 입원 중인 김학이 씨와 일산병원의 만남도 그러하다. 그리고 일산병 원의 사회사업후원금 덕분에 이들의 만남은 더욱 특별해졌다.
글. 이성미 사진. 남윤중
지난 2013년 김학이 씨는 심각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검사를 통해 알게 된 병명은 뇌지주막하출혈. 신경외과 양국희 교수 및 영상의학과 윤평호 교수는 혈관 안에 코일을 삽입하여 피가 원활히 돌 수 있게 하고, 뇌출혈의 영향으로 생긴 수두증 까지 제거했다. 정확한 시술과 치료 덕분에 얼마 후 김학이씨는 퇴원할 수 있었고, 정상적인 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나 올해 9월, 김학이 씨 가정에 다시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김학이 씨가 집에서 다시 쓰러진 것. 이유는 뇌출혈 재발이었다. 양국희 교수는 다시금 시술로 출혈을 치료하였다.
“혈관연축 시술 후에는 피가 잘 돌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합니다. 김학이 씨의 경우 다행히 시술은 잘 되었지만, 연세가 있으셔서 계속되는 치료가 몸에 부담이 될거예요. 다행히 상태는 점차 호전되고 있습니다.”
남편 곁을 지키며 극진히 남편을 보살피고 있는 김용순 씨에게 일산병원의 의료진들은 또 하나의 가족이자 평생의 은인이다. 김용순 씨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주던 양국희 교수와의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한다.
“양국희 교수님은 물론이고 간호사 선생님 한 분 한 분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하신지 몰라요. 특히 교수님께선 말 한마디에도 온화한 성품이 느껴지세요. 혹시 남편의 의식이 빨리 돌아오지 못하는 게 제가 쓰러진 남편을 일찍 발견하지 못해서 그런건 아닐까 내내 마음이 무거운데 그런 저를 항상 따뜻하게 위로해 주세요.”
양국희 교수는 남편 이야기를 할 때면 눈물이 먼저 차오르는 김용순 씨의 손을 묵묵히 잡아준다. 그리고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환자분께서 분명 잘 견뎌주실 거예요”라며 그녀를 다독인다.
김학이 씨가 의식을 찾고 상태가 호전된다 해도 걱정은 남아있었다. 바로 병원비 걱정이었다. 김용순 씨가 아침저녁 청소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듭된 시술과 치료는 이들 부부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산병원 의 사회사업후원금 덕분에 큰 걱정을 덜었다.
“김학이 씨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 듣고 외부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신청 기간이나 조건이 맞지 않아 지원을 받을 수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일산 병원의 사회사업후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에요. 아직 병원 생활을 얼마나 더 오래 하실지 알 수 없어 정확한지 원금액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저희가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 하고 있어 환자분께서 큰 부담없이 치료를 받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의료사업팀 이미랑 사회복지사가 김용순 씨를 다독이며 웃자 김용순 씨도 눈물을 거두고 미소를 지어본다. 고맙습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눈물이 마른 후에도 감사의 인사는 마를 줄 모른다.
“남편은 기억력이 참 좋았었어요. 제가 어디를 간다고 하면 약도를 척척 그려주곤 했죠.그런 다정한 남편의 모습을 어서 다시 보고 싶어요.”
서로의 손을 잡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희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주는 사회사업후원금. 이들의 만남은 김학이 씨 가정의 행복을 굳건히 지켜줄 것이다. 다시금 병원을 찾았을 때, 환하게 웃는 김학이 씨를 볼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