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건강보험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하고 선진적이다. 덕분에 많은 국민이 아플 때면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다. 건강보험이 합리적으로 운용되려면 원가에 기반을 두고 적정한 수가를 계산해야 한다. 원가분석팀과 의료수가분석팀은 의료 원가와 수가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를 다루는 곳이다.
글. 정라희 사진. 현진(AZA 스튜디오)
모든 산업에서는 소비자가를 결정하기 전에 원가를 검토한다. 의료산업은 그 특수성 때문에 보험자와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통해 적정수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료 기반의 산업과 달리,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는 의료산업의 원가는 병원마다 다른 시스템으로 인해 분명하게 밝히기가 어렵다. 원가분석시스템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원가분석 담당부서는 해당 병원의 효율적인 경영에 목적을 두고 운영하고 있지만 일산병원 원가분석팀은 보험자 직영병원이라는 특수성과 공공병원의 선도적 역할에 충실하고자 원가분석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여 객관적이고 적정한 원가자료를 산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스템 고도화를 도모하고 있다. 원가분석 업무는 과거 연구기획팀의 한 파트로 있던 업무가 점차 중요해지면서 2019년 1월에 팀으로 확대운영되고 있다.
“관련 업무를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원가’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여겨질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병원에서 발생하는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비 등 직간접적인 비용에 대해 원가를 계산하고, 그에 따른 분석을 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원 경영 및 진료과 운영 등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의 필요한 근거자료로 사용되고, 복지부 및 건강보험공단 등 정부기관에서 의료정책에 필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심상호 책임이 원가분석팀의 업무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적정 수가를 산출하려면 원가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원가분석팀에서는 단순히 원가를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산출 결과를 검증해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내부에서 아무리 합리적인 기준으로 자료를 만들었다고 해도,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해야 비로소 그 자료가 의미가 있는 까닭이다. 원가분석팀의 다음 계획은 원가분석 기준관리 강화와 원가분석시스템 고도화 연구용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원가 자료의 적정성 확보와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 보험자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공단에서 여러 가지 제도 개선을 할 때는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 같은 지원 업무 총괄도 의료수가분석팀에서
하고 있습니다.
의료수가분석팀은 그 어떤 병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오직 일산병원에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부서다. 건강보험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려면 불필요한 지출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적정 수가는 꼭 필요한 곳에 기금을 쓸 수 있게 하는 기준이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는 현재의 수가가 실제 지출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공단에서 수가를 지급하는 기준은 정해져 있는데, 그 기준이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현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일산병원은 유일한 보험자 직영병원으로서 관련 업무를 지원해왔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 의료수가분석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2017년에 정식으로 의료 수가를 분석하는 전담 부서인 의료수가분석팀을 출범했다.
“공단에서는 국민들이 건강을 관리할 때 비용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 환자가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되지요. 공단에서 여러 가지 제도 개선을 할 때는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 같은 지원 업무 총괄도 의료수가분석팀에서 하고 있습니다.”
태은숙 팀장이 의료수가분석팀의 존재 의미를 쉽게 풀이해 설명한다. 의료수가분석팀 업무는 크게 ‘수가 기준의 합리적 개선’과 ‘보장성 강화 지원’으로 나뉜다. 국민 건강 증진에 꼭 필요한데도 수가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을 발굴해 추가 급여 항목을 신설할때면 보람도 느낀다. 대표적인 사례가 내시경 세척 소독료다. 반복해서 사용하는 내시경을 소독하는 비용을 급여화해 국민들이 더욱더 안전하게 내시경 검사와 시술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부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국민보건향상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단과 병원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