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1인당 소비하는 비닐봉지는 약 420장. 내가 무심코 사용하고 버리는 비닐봉지 하나가 쌓이고 쌓여 국내에서 연간 사용된 비닐봉지는 2017년 기준 약 220억 장에 달했다. 핀란드에서 1년에 개인이 사용하는 비닐봉지가 4장인 것에 비하면 정말 터무니없이 많은 양이다.
깊은 바닷속에서 비닐봉지가 해파리인 줄 알고 먹는 장수거북이, 버려진 플라스틱 낚시 줄에 목이 졸린 바닷새,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을 먹고 죽어가는 수많은 해양 동물들…. 편리함의 대명사였던 플라스틱, 그 편안함에 무분별하게 소비한 탓에 우리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시대였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한 필(必)환경, 제로웨이스트가 필수인 시대다. ‘쓰레기 쇼크’로 불리는 플라스틱 폐기물 대란으로 플라스틱 자제는 모두의 코앞에 닥친 의무가 됐다. 지난해부터 대형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과 카페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규제하는 법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수분이 발생할 수 있는 육류와 야채, 수산물을 습관처럼 속비닐로 한 번 더 포장하고, 자연스럽게 일회용 컵에 음료 포장을 요청한다. 환경보호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구를 조금 더 생각한다면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챙겨 다니는 것부터 실천해보자.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 보틀 팩토리는 개인 텀블러를 가져가면 5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개인 텀블러가 없어도 당황하지 말 것. 간단한 회원가입 후 텀블러를 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문한 음료는 깨끗하게 세척된 텀블러에 담아 제공하며, 반납은 매장 앞 노란 우체통에 하면 된다. 게다가 스탬프를 모아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스콘과 샌드위치, 쿠피 모두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26상도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샵 지구는 지구를위한 소비를 꿈꾸며 만든, 그러니까 지구를 살리는 샵이다. 매장 내에는 바쁜 아침 대용으로, 때로는 다이어트를 위해 구입하게 되는 시리얼과 견과류를 집에서 미리 준비한 용기에 먹고 싶은 만큼만 구입할 수도 있고, 일회용품을 대체할 대나무 칫솔, 세탁비누 등 다양한 물건들이 구비되어 있다. 또 카페를 같이 운영해 텀블러를 가져오면 무려 1,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으며,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눔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동작구 성대로1길 16 1층생산자, 소비자, 자원활동가,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대화하고 성장하며 시장을 만들어간다. ‘그물이나 무명 소재로 만들며 주로 식료품점의 농산물 코너에서 채소나 과일을 넣을 때 사용하는 재사용 가능한 농산물 가방’이라고 정의하는 프로듀스 백(그물 백)이 가장 환영받는 곳이자 프로듀스 백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개인 텀블러나 식기, 프로듀스 백을 갖추고 장보는 이들에게 상추 한 포기, 들꽃 한 다발, 500원 할인 등 풍요로운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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