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까지 뻥 뚫리는 푸른 바다에서 흰 파도가 발끝으로 밀려와 부서진다. 강원도 하면 여름, 여름 하면 바다. 그중 삼척은 여름을 더 즐겁게 하는 스노클링부터, 해상 케이블, 캠핑까지 취향별로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넘쳐난다.
글. 왕보영 사진. 삼척시청, 한국관광공사
여름 바다에 풍덩 빠져 수영을 하거나 철썩이는 파도와 술래잡기하듯 뛰노는 것은 어느 바다에서나 늘 할 수 있는 놀이지만,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것은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늘 바라보던 바다 말고 새로운 바다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삼척해상케이블카를 추천하는 이유다.
용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지어진 용화역과 장호역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두 역 사이의 거리 874m를 잇는 Sunshine호와 Sunrise 케이블카는 왕복 또는 편도로도 이용할 수 있는데, 탑승은 어느 곳에서든 상관없다. 탑승하는 내내 동해안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용화-장호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에메랄드빛 바다와 자연이 빚어낸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뤄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들이 펼쳐진다. 게다가 투명 유리로 된 케이블카 바닥 덕분에 바다를 나는 듯한 특별한 기분을 즐기다 보면 7분 여의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짧게 지나간 탑승 시간이 아쉽다면, 전망대나 스카이라운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용화역 전망대는 용화해수욕장의 거칠고 푸른 바다와 활처럼 휘어진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어 매력적이고, 장호역 전망대는 장호항의 바다와 용화 해안까지 넓게 보이는 조망이 시선을 압도한다.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은 맑거나 혹은 흐릴 때에도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어 어느 때라도 좋지만 날이 너무 궂은날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휴장 되거나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오션뷰와 그린뷰,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우거진 소나무 숲과 지척에 놓인 바다를 품은 맹방비치 캠핑장으로 떠나보자. 가족 단위 캠핑족들에겐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인지도 꽤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코앞에 있는 해수욕장에서의 물놀이는 물론 캠핑장에선 보기 드물게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까지 갖추고 있다. 또 바로 옆에는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산림욕장도 갖추고 있어 캠핑과 놀이, 어느 하나 아쉬울 것 없이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은 가운데 언덕을 기준, 내리막 사면으로 일반 캠핑데크 39개와 대형 캠핑데크 5개가 있어 캠핑 규모에 맞게 데크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데크뿐만 아니라 오토데크, 펜션을 연상케 하는 컨테이너하우스까지 갖추고 있어 여행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펜션 부럽지 않은 컨테이너 하우스는 복층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2층에 있는 침실에 누우면 머리 위 유리창을 통해 삼척의 밤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깨끗하게 관리되는 화장실과 항시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입출입 관리시스템, 게다가 기나긴 밤 심심함을 달래 줄 빔프로젝터와 스크린 무상 대여 등 이용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다양한 편의시설이 돋보인다.
국내 모든 항구 중에서도 바다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항구, 장호항이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수식어가 붙은 장호항을 보고 있노라면, 이탈리아의 나폴리를 가본 적 없어도 어떤 곳일지 상상이 된다. 항구임에도 특유의 비린내도, 풍경을 방해하는 요소도 없다.
이른 새벽, 조업을 나가 물고기를 가득 실은 배들이 항구에 들어와 북적이며 작업을 마치고 나면 쉴 틈도 없이 항구는 다시 각종 체험 도구를 펼치느라 분주해진다. 이른바 장호항 어촌체험이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바다 위에서 바다래프팅, 바다낚시, 통발 등 전통 어로체험과 투명카누, 스노클링 등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투명카누. 코발트블루였다가 에메랄드빛이었다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장호항 앞 잔잔한 바다를 노를 저으며 바닷속을 훤히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카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것이 또 있는데, 바로 스노클링이다. 곳곳의 갯바위와 바다가 만들어낸 자연 풀장은 수심이 얕고 잔잔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며 유유자적 스노클링하기에 제격이다.
해질녘에는 둔대바위에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포구 끝에서 아치형의 나무다리를 따라 바위로 가면 작은 산책길이 나오는데, 산책길 끝 정상에 정자가 있다. 노을이 지면서 황금색으로 변하는 기암괴석과 바다는 작은 해금강이라 불릴 만큼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