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지난 2월, 경기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유방암 최소침습수술과 동시재건술에 성공했다. 최소침습수술로 유두를 보존하면서 유방의 전절제술이 이뤄지고 동시에 유방재건술이 성공한 케이스는 국내에서는 일산병원이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두 번째다. 수술을 집도한 외과 김주흥 교수와 성형외과 전여름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홍보실 사진. 현진(AZA스튜디오)
김주흥 교수_정확한 수술명은 “로봇을 이용한 유두–유륜 보존 유방전절제술 및 동시재건술”입니다. 유방에 절개창을 만들어 시행하는 기존 수술법과는 달리, 겨드랑이에 4cm 정도의 절개창을 만든 후 이 절개창을 이용해 림프절 생검술 및 유두–유륜 보존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한 후 동시재건을 시행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따라서 유방에는 수술흉터가 남지 않고, 겨드랑이에만 4cm 정도의 단일 흉터가 남게 됩니다.
전여름 교수_유방재건은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과 보형물을 이용한 재건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본 수술은 반흔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법인 만큼 자가 조직을 얻기 위해 신체 다른 부위에 반흔을 남기지 않고, 유방전절제를 시행한 절개창을 이용해 보형물과 동종진피 이식술을 시행하여 유방재건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김주흥 교수_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10여 년 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되어 시행되고 발전하고 있으며,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내시경-복강경을 이용해 시행되던 수술들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 로봇이 적용되어 로봇수술들이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시경을 이용한 유방암 수술은 기존의 수술에 비해 절개창의 개수(2군데)가 줄어드는 장점은 없고, 절개창의 크기만 약간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만 있었기 때문에 활발히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존 유방암 수술에 로봇을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장점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유방외과에서는 성형외과와 함께 돼지 및 사체를 이용하여 로봇수술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였고, 국내 최초 케이스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유방암 로봇수술을 시작한 의사들과 교류하면서 꾸준히 수술 방법을 개선하였습니다. 한편, 새로 시작된 수술법이기 때문에 처방 수가 신설 등의 행정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병원의 경우에는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원활한 행정 지원을 받아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전여름 교수_30여 년 전 유방암 치료에서 유방보존술이 가능해진 이후로, 젊은 여성들은 유방 전절제술보다 유방보존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유방보존술을 하더라도 유방의 추형으로 인한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근 유두–유륜 보존 유방전절제술 및 동시재건에 대한 종양학적 안전성이 학술적으로 확립된 이후에는 재발에 대한 심리적 안정과 미용적 완성도를 위해 유방보존술식보다 전절제술 및 동시재건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로봇을 이용한 유두–유륜 보존 유방전절제술 및 동시재건술”은 고식적 수술법에서는 할 수 없었던, 정면에서 보았을 때 가려질 수 있는 부위인 액와부에 절개창을 넣어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눈에 띄는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주흥 교수_기존의 유두–유륜 보존 유방전절제술 및 동시재건술을 시행받은 환자군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이 적은 편이고, 미용적인 완성도에 대해서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만, 수술 전 검사에서 판단된 예상병기에 비해 수술 중 확인한 결과, 보다 진행된 상태로 확인되어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환자 병기 및 아형에 적합한 추가 보조치료 및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김주흥 교수_유방암은 소위 말하는 선진국형 암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치료약 개발 및 임상시험 등 수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치료 성적도 더욱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성공한 로봇 수술도 유방암 환자의 치료 방법 중에 선택지를 한 가지 더 늘림으로써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낙담하지 말고 의료진과 함께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기를 바랍니다. 저희 환자들은 누군가의 자식이자, 어머니이고, 아내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진료와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유방암 환자들이 질환 및 치료의 특성상 예민해져서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고 마음으로 미안해하는 경우가 많으니, 보호자들의 많은 이해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전여름 교수_진단을 받으신 이후 재건 상담을 권고 받은 많은 분들께서 유방 재건에 대해 부담을 느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복 기간, 경제적 이유, 재발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이유에서 망설이시는 경우가 있지요.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외과 선생님께 재건을 권고 받으셨다면 혹은 오래전 수술하시고 재건을 시행하지 않고 지내오고 계시다면, 여러 이유로 지레 포기하지 마시고 저와 상담하시고 함께 고민하시기를 바랍니다. 유방암은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암입니다. 암 진단을 받으신 이후에도 삶은 계속 살아지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겠지요. 저희 의료진들은 변형된 신체와 흉터가 남길 아픔을 조금이나마 낫게 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 등을 이용해 보다 적은 흉터를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 최대한 환자의 피부와 유두유륜을 남기려 노력하는 것은 모두 환자의 정신적 회복을 돕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기억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