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iness of Life
일산병원이 전하는 인생의 행복

오후의 티타임

의료장비의 생애를
책임지는 사람들 의용공학팀

흔히 병원이라고 하면 의사와 환자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병원에는 사람 수보다도 많은 의료장비가 있다. 이번 [오후의 티타임] 주인공은 도입부터 폐기까지 의료장비의 전 생애를 책임지는 의용공학팀이다. 20여 년간 함께 해 온 덕에 이제는 눈빛만 보아도 서로를 안다는 그들과 짧은 휴식을 함께 했다.

글. 박혜인  사진. 이서연(AZA스튜디오)

▁ 유지보수는 기본,
의료장비의 모든 것을 다룬다

한 대의 의료장비가 병원에 도입되려면 예산 심의 신청부터 거쳐야 한다. 물론 의용공학팀의 업무도 이때부터 시작이다. 각 부서의 신청 내역을 보고 예산을 기획해 의료장비위원회에 검토를 요청하면 심의 결과에 따라 한 해 동안 도입될 의료장비가 정해진다. 이후 의용공학팀이 도입된 의료장비의 설치, 유지보수 등 전체적인 관리를 맡게 된다.
“예전에는 유지보수 업무가 대부분이었죠. 해가 거듭되고 최첨단의 의료장비가 늘어나면서는 가격 검토와 구매 요청, 데이터 기록과 같은 부수적인 업무도 함께 늘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고장 났다고 해도 기기 자체를 바꾸지 않고 고장 난 부분만 수리하잖아요. 의료장비도 똑같이 모듈 식으로 발전해 온 거죠.”
배주용 차장의 기본 업무 설명이 끝나자 한기명 책임이 말을 이어간다. “올해는 응급진료센터 증축이 병원의 큰 이슈예요. 그래서 저희 팀 예산도 평균적으로 80~90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130억 원이 넘게 배정되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비롯해 기존에 없던 시설을 구축하다 보니 새로운 의료장비의 도입과 사후관리까지 신경 쓸 부분이 많아요.”
올 하반기 증축을 앞둔 응급의료센터의 최대 목적은 응급환자가 처치·진료부터 수술까지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병원 내 업무에서 의료장비가 안 쓰이는 곳이 없으니, 올해 의용공학팀의 손길은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 내일을 준비하는 20년 베테랑팀

“첫 아이가 일산병원에서 태어났는데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까요. 우리 병원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멤버들이 바뀌지 않은 팀은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배주용 차장의 말을 빌려 계산해 본 근속연수는 20년. 하지만 2000년은 총 팀원 다섯 명의 입사시기 중 제일 늦은 때이며 1999년 일산병원추진본부 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일을 해온 멤버도 있다고 한다. 팀 전원이 일산병원의 처음부터 현재까지 모든 의료장비를 관리해온 것이다. 정리해보면 최소 20년 근무, 인원은 다섯, 병원에 있는 의료장비는 총 3천여 기. 이 놀라운 숫자들의 조합은 의용공학팀의 노고와 팀워크를 가늠하게 한다. 심지어 2~3년을 주기로 담당부서가 바뀌어 각자 맡아보지 않은 과가 없다. 한기명 책임이 팀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20년째 최소한의 필수인원으로만 팀이 운영되다보니 지금도 각자 10개 이상의 부서를 맡고 있어요. 최근에는 수련생들이 업무를 돕고 있어 전보다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에 새로운 인력이 충원된다면 저희도 발전할 수 있겠죠.”
고된 업무를 견디게 해주는 건 일에 대한 욕심과 자부심이다. 의료장비가 새로운 기능과 기술의 접목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기에, 의용공학팀은 병원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의료장비만 만지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매일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일이에요. 쉽게 일하려면 단순히 유지관리만 생각하면 되겠죠. 그렇지만 저희 팀은 나름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병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트레스도 많죠.(웃음) 그래도 우리의 손을 거친 장비가 작동할 때, 진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오래됐다고 머물러있기 보다는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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