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보영 사진. 남윤중(AZA스튜디오)
‘암생존자’ 100만 시대로 돌입하면서, 암생존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암 환자들이 과거보다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가면서 이제 암 치료뿐만 아니라 암 이후의 삶까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일산병원은 건강하게 항암치료를 끝낸 암생존자들의 축하와 함께 항암치료 종료 후 일상생활 및 건강관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암생존자교실을 새롭게 신설했다. 지난 5월 28일, 홍수정, 장명희, 김용태, 허자윤 주치의와 전담간호사(종양전문간호사) 및 암생존자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산병원의 암생존자교실이 열렸다.
행사의 첫 순서는 그간 항암치료로 고생한 환자들을 위해 병원에서 준비한 백설기 케이크와 함께 축하의 박수로 시작되었다. ‘무병장수’를 뜻하는 백설기는 환자가 새롭게 시작하는 제 2의 삶이 무병장수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마음에서 준비되었다.
이어 장명희 교수는 “먼저 이 자리에 모이신 모든 분들이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축하드린다”며 “이 자리를 빌어 환자분들의 요구사항과 의견을 반영하여 암생존자교실이 앞으로 더 발전하고, 또 환자분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호영(54세, 림프종) 씨는 “암 치료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했으나, 교수님께서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믿음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또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간 홍삼이나 차가버섯 등 암 환자에게 좋다는 민간요법을 자제했는데, 면역력을 위해 이런 것들을 복용해도 되는지 너무 궁금하다”며 질문을 건넸다. 이에 장명희 교수는 “항암제라는 특수한 약물 치료를 할때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자제시키지만 최소한 이 자리에 앉아계신 여러분들은 본인이 원하시면 드셔도 문제없을 것 같다. 다만, 건강보조식품, 민간요법 등이 암의 재발을 막는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은 맞다”라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유상(56, 식도암) 씨는 “6개월 전 식도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마친 지금 이 순간이 정말 꿈만 같다”라며 “치료하며 체중을 줄인 탓인지 이제 혈압이 정상으로 나오는데, 혈압약을 계속 복용해야할지 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태 교수는 “평상시 혈압이 높으면 장기에 부담이 되기때문에 혈압을 낮추기 위해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인데, 혈압이 정상이라고 하면 굳이 먹지 않아도 무관하다. 다만, 다시 체중이 들고 비만이나 대사질환으로 인해 혈압이 올라가게 되면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일렀다.
1시간 여 동안 진행된 암생존자 교실에서는 치료하며 평소 궁금했던 다양한 문답이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 암생존자들은 항암치료 종료 후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생활 습관 및 식단을 고치는 것은 물론, 정기적긴 검사를 받고 만성질환도 조심해야 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이전과 다른 변화를 겪게 된다. 또한 암 재발이라는 심리적 충격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이에 암생존자들의 건강관리, 일상 생활관리, 신체적변화에 대한 자가관리, 정신적 변화에 대한 자가관리뿐만 아니라 암 환자 가족이 해줘야 할 일까지 세심하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홍수정 교수는 “어려운 치료 마치시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축하드린다”라며 “치료 종료 후 2~3년 내에 재발률이 높으므로 건강관리를 잘 하시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용태 교수는 “신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충격도 많이 크셨을 것이다”라며 “다 잘 마치셨으니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재발에 대해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이 일상생활에 대한 첫 걸음”이라고 응원했다.
일산병원의 암생존자교실은 그간 힘들고 어려웠던 항암치료 과정을 견뎌내며 끝까지 항암치료를 끝낸 일에 대한 의료진의 축하를 통해 암 환자의 자긍심 고취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항암치료 종료 후 일상생활 및 건강관리에 대한 교육을 통해 환자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