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옛말이 있듯 100세 시대를 논하는 요즘 운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숨쉬기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야심차게 운동 계획을 세우면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으니 사소한 것부터라도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적절하게’, ‘꾸준히’이니까 말이다.
글. 최영민(운동칼럼니스트)
운동을 하면 항스트레스 호르몬인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되고, 이 호르몬은 뇌에서 나오는 통증 신호를 차단한다. 더불어 기분, 감정, 수면과 식욕에 좋은 영향을 주는 ‘천연마약’ 세로토닌을 생산한다.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억제되고, 기분이 좋아지며, 신체가 건강해지므로 결과적으로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명제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운동 부족으로 4.4명중 1명(22.8%)만이 건강 및 체력단련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77.2%는 거의 아무 운동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운동이 부족하다는 생각만으로도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논문(Perceived physical activity and mortality)이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가 커지고 두려움 등의 감정이 촉발돼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반대로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실제로 생리학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 부족과 반대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이상을 느끼는 ‘운동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국민 100명 중 3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 1천1백21명을 조사한 결과 운동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7.4%(83명)로 나타난 것. 전체 국민으로 확대하면 무려 163만 명이 운동 중독자인 셈이다. 우리 몸은 분당 120회 정도의 심박수로 30분 이상 운동하게 되면 뇌에서 엔도르핀을 방출되는데, 이때 방출된 엔도르핀은 우리 몸에 행복감을 주게 된다. 운동 중독증인 이때 느끼는 기분 좋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친 강도와 체력적인 고갈에 대해 느끼지 못한 채 계속 운동을 하게 되는 증상이다. 사회적으로 외모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중독증 역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80~90년대까지만 해도 ‘육체미’ 등의 키워드를 앞세운 이른바 근육맨(?) 같은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는 남성들로 가득했다. 지금은 다양한 운동을 복합적으로 아우르는 협업 운동이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당시에는 근육을 키우는 사람은 근력 운동만,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달리기만, 축구 동호인은 축구만 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몸을 단련하는 방법에 근육 키우기에만 집중했던 과거에 비하면 피트니스 분야에서도 여러 요소들이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근력운동에 적당한 유산소운동을 병합하는 것이 상식이 되었고, 근력운동과 심폐운동도 본격적으로 결합을 모색하면서 크로스핏, HIIT, 부트 캠프(군대훈련 스타일의 단체 운동) 등 신종 고강도 운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새로운 운동이론이 나왔기 때문도 있지만,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문화적인 영향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것에 집중되고 있다. 몸매나 근육의 크기보다 실질적인 ‘몸의 기능’, ‘건강’에 더 주목하면서 그간 비주류를 이룬 파워리프팅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집에서 혼자 즐기는 ‘홈트(홈트레이닝)족’, ‘오트(오피스트레이닝)족’까지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들이 전하는 운동도서가 베스트셀러에 랭크되는가 하면, 요가와 필라테스에 쓰이는 마사지볼, 폼롤러, 라텍스밴드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트레이닝 클럽을 운영하는 나이키와 같이 아디다스, 아식스, 언더 아머 등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들이 피트니스 앱에 투자 및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에게 운동은 그 이상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개척해나가고 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만화 <미생>에 나온 대사이다.
평소엔 모르지만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거나 건강이 악화되면 비로소 그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것.
부족해도 문제지만 과해도 문제가 되는 운동, 당신은 적당한 선을 지키고 있나요?
운동 계획이 매번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기 목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계획, 적절한 운동 종목, 현실적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