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밸런스
채식 VS 육식

IH 진료실 ①

채식이냐
육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채식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건강식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육식 위주의 다이어트 식단이 부상하면서 ‘육식은 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곧 만병의 근원’이라는 통설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일산병원 의료진들의 채식과 육식에 관한 견해를 들어보며, 우리가 채식 대 육식 구도의 논쟁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점검해보자.

글. 최영은 교수(가정의학과), 이석영 교수(비뇨의학과)

고지방 다이어트의 진실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

고지방 다이어트는 정확히 말하자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이다. 지방을 많이 먹는 대신 탄수화물을 거의 안 먹는다 싶을 정도로 매우 줄여서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보통 지방으로 칼로리의 15~30% 정도, 탄수화물로 50~70%정도 먹는데, 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서는 지방을 칼로리의 70% 이상으로, 탄수화물을 5~10%로 줄이는 것이다. 살이 빠지는 원리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몸 속 지방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근육과 지방조직 분해가 진행되며 체중이 준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을 먹으면 조기에 포만감이 느껴져 식욕이 억제된다.
이러한 효과로 다이어트를 한두 달 하면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계속해서 고지방 음식만을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장이 예민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고지방 음식만 섭취하게 되면 배탈·설사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두통과 피로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중단율 역시 다른 식이요법과 마찬가지로 높다. 다이어트를 그만두는 즉시 요요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서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1년간 저지방 다이어트와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시행하며 비교해서 연구한 결과 두 가지 다이어트 방법간에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지방 다이어트를 하면서 먹는 지방은 식물성보다는 고기, 버터 등 동물성 지방이기 때문에 포화지방 섭취가 많아지는데, 그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서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어떠한 식단이 알맞을까? 첫째 자신의 식습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즉, 어느 한 영양분 섭취가 과하면 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전체 열량에서 탄수화물은 50~60%, 지방은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식단을 짜야 한다. 지방이나 탄수화물 모두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단,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단순 탄수화물과 혈관을 막는 포화지방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통곡물, 현미, 귀리, 채소와 같은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여야 한다. 세 번째,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는 식사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장이나 신장 기능이 나쁜 환자, 심한 당뇨병 환자는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가 갑자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지방섭취를 늘리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협심증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전립선암 예방에는 채식이 좋다 비뇨의학과 이석영 교수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는 2011년 4만여 명에서 2015년 6만 2,000여 명으로 5년간 약 49% 이상 증가했다. 전립선암의 발병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식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무엇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이 권장된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는 동물성 고지방질 과다 섭취와 식이섬유 섭취의 부족, 인스턴트식품의 과다 섭취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 지난 20년간 전립선암 발병률을 20.6배로 높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붉은색 육류와 유지방 식품의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 환자에게 특히 발병률이 높다. 따라서 고지방식 음식은 가급적 삼가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전립선암 예방에 특히 효과적인 음식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토마토이다. 라이코펜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전립선암 발병을 35%까지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토마토는 날로 먹는 것보다 익히거나 조리해서 먹는 것이 체내 흡수력을 30% 이상 높인다. 생으로 섭취할 때는 설탕을 뿌려먹는 경우가 있는데, 비타민B 파괴로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가급적 그대로 먹는 편이 낫다.
마늘도 전립선암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음식이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이 전립선암의 괴사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호박, 당근, 시금치, 상추, 아스파라가스 등 카로틴 성분이 많은 녹황색 야채와 된장, 두부, 청국장 등의 콩 가공 식품들도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감귤이나 등푸른 생선도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밖에 충분한 수면도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결론적으로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고지방, 인스턴트 음식은 삼가고 토마토나 녹황색 채소 등 건강식품 섭취를 늘려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며,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립선 암환자

49%증가, 2011년 4만 1411명 - 2015년 6만 169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