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와 늠름해 보이는 체격, 젊은 감각의 헤어스타일을 하 고 있어 그런지 배상준 교수의 첫인상은 틀에 박혀 있지 않은, 유 쾌한 사람 같다. 보통 사람들이 ‘의사’하면 떠올리는 거리감, 긴장 감 보다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배 교수는 현재 일산병원 외과 전문의로서 간, 소화기, 담, 췌장질 환을 주요 진료하고 있다. 최근 그가 담당하는 환자들 중 30~40%는 담석증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담석증이란 일반적으 로 담낭(쓸개)에 돌(결석)이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예전에는 우리 나라에서 흔한 병이 아니었으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도시에 살수록, 남 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담석증 환자는 증상 없이 잘 살지만 소화불량과 복부 팽만감, 복부통증 등 증상이 있는 담석증 환자가 원인을 물을 때 콕 집어서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정확한 원인보다는 담석증에 걸릴 수 있는 위험 인자(연령, 성별, 유전, 비만, 급격한 체중 감소, 식이, 약물)를 설명해주죠. 하지만 대부분의 담석증은 증상 없이 평생 살 수도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환자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외과학을 쉽게 이 해시키기 위해 배 교수는 개인적으로 ‘Dr. SJ의 알기 쉬운 외과이 야기(www.bestsurgeon.kr)’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외과학 외 에 영양학, 운동생리학, 비만학 역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가 개 인적으로 좋아하는 주제들(여행, 공연, 전시 등)에 대한 지식도 공 유할 수 있도록 남겨놓았다. 블로그를 통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 고 있지만 독자나 환자들에게 궁금한 점은 계속해서 생기기 마 련. “외래에서 따로 강의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저는 진 료시간 외 문의사항에 대해 이메일로 응답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더불어 개별적인 관리에 환자분들의 만족 도가 훨씬 높아지더군요.”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산병원에서 근무한 배상준 교수는 일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느끼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환자들 이 병원을 찾을 때 의사 개인이 아니라 병원 브랜드를 보고 찾는 만큼 이제 병원도 마케팅을 연구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병원 브랜드를 키우는 건 제 역량 밖의 일이지만 저 자신의 브랜 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저의 노력여하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어 저 자신과 병원을 홍보하는 마케팅의 수 단으로 삼고 있는 거죠. 마케팅 개념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환자들의 호응이 좋더라고요. 제 블로그를 보고 찾아오셔 서 진료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배상준 교수는 재작년 겨울 폭설이 내렸던 날의 에피소드를 떠올 리며 의사로서의 보람을 이야기했다. “출근길에 간이 찢어진 응급 환자가 있다고 연락이 왔어요. 양재동이 집인데 출발한지 1시간이 지나도 양재동을 못 벗어날 만큼 길이 꽉 막혔죠. 결국 차를 가까 운 공영주차장에 세우고 지하철을 타고 병원에 도착했어요. 이미 4시간이나 지체되어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 돼 그 환자는 두 달 만에 퇴원을 했답니다. 다음 날 적지 않은 주차 비를 내고 차를 찾았지만 새 삶을 얻은 환자를 생각하면서 외과 의사 자체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환자를 위한 열정과 긍정적 마인드를 겸비한 배 교수는 요즘 새 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노력까지 더하고 있다. 비만과 관련된 의료시장이 커짐에 따라 일산병원에서도 비만 수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이 준비 중인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운동과 식이요법만 잘 조절하면 살이 빠져야 하는데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비만 수술을 시행할 계획이에요. 비만 수술은 위장에 밴드 를 걸어서 몸에서는 위장이 작아진 것으로 느끼게 되어 식이량이 줄게 되는 치료법이죠. 수술 후 2년 안에 과잉 체중의 50~80%까 지 감량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브랜드로 내걸고 대중과 소통하여 가치를 인정받고 자 노력하는 배상준 교수의 열정과 긍정의 가치는 이미 평가할 수 없을 만큼 빛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