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1.4%에서 3.9%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난임 등의 이유로 보조생식술을 통해 아이를 갖는 부부가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행복은 두 배, 그러나 주의할 것도 챙겨야 할 것도 많은 쌍태아에 대해 알아보자.
글.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
쌍태아 임신은 산과 분야의 대표적인 고위험 임신으로 일반적인 단태아 임신에 비해 쌍태아 임신에서는 조산 비율이 약 6배 증가하며,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임신 32주 이전의 조산율도 12%에 이른다. 또 선천성 이상 위험이 단태아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이로 인한 출생 후 뇌성마비는 약 4.5배, 신생아 사망률은 약 5배나 높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산모에게도 임신중독증, 임신성 고혈압, 태반 조기 박리 같은 임신 중 합병증이 단태아 산모에 비해 약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40주를 기점으로 하는 단태아 출산 예정일과는 달리 쌍태아 출산은 37~38주를 가장 이상적인 분만 시기로 꼽는다. 조산도 많아 평균분만 주수는 임신 35~36주고, 출생 후 신생아의 평균 몸무게는 2.3kg으로 단태아(평균 3.3kg)에 비해 1kg 정도 적게 나간다. 쌍태아 임신은 분만 후에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산모 역시 임신 중 커진 자궁이 분만 후 적절한 수축이 이뤄지지 않아 산후 출혈이 심할 수 있다. 때문에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사실을 알고 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쌍둥이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산모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산모들은 아마 일란성, 이란성 여부를 물을 것이다. 그러나 산부인과 의료진에게는 그것보다 중요한 것, 바로 아기집의 개수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쌍둥이 임신이면 다 같은 쌍둥이 임신인 줄 아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쌍둥이 임신은 아기집이 2개인 쌍둥이 임신으로 보통 전체 쌍둥이 임신의 약 70%를 차지하는 이란성 쌍둥이 임신이다. 정자 2개와 난자 2개가 만나 두 아이는 유전적으로 전혀 다르게 된다. 얼굴 생김이나 성별이 다른 일반적인 형제나 자매 혹은 남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이란성 쌍태아는 단태아 임신보다는 위험하지만 다른 종류의 쌍태아 임신보다 훨씬 부작용이 적고 대부분은 위험한 조산아의 기준인 제태연령 34주를 넘어서 분만이 이뤄진다. 대부분 문제가 많이 되는 경우는 일란성 쌍둥이일 경우다. 물론 일란성 쌍둥이 중에서도 약 30%는 아기집이 2개이고 이 경우는 위에서 언급한 이란성 쌍둥이와 다를 바가 없다. 이때는 엄마 난자 1개와 아빠 정자 1개가 수정이 되었지만 3일 이전에 수정체가 분할이 된 경우로 이란성 쌍태아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34주를 넘어 분만이 되고 뒤에서 언급할 ‘쌍태아간 수혈 증후군’도 발생되지 않는다. 아기집이 2개인 경우도 일란성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 이야기다. 특히 1융모막 1양막 쌍둥이는 쌍둥이 사이 나눠지는 격막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 극히 드물긴 하지만 매우 위험해 28주부터는 병원에 입원하여 매일 태동 검사를 받으며 만일을 대비해(각 쌍태아의 탯줄이 서로 꼬이는 경우) 항상 응급 수술 준비를 해야한다. 애를 키우는 산모의 입장에서야 일란성 이란성이 더 중요하겠지만 산과 의사에게는 초음파에서 아기집이 1개인지 2개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고 이 경우 임신 말기로 갈수록 초음파로 구분이 어려우므로 쌍둥이 임신의 경우 꼭 임신 초기부터 산부인과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은 쌍둥이 사이에 태반에서 혈관이 연결되어 있어 한쪽 태아의 피가 다른 태아로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려면 태아끼리 연결되는 혈관이 있어야 하므로, 일란성 쌍둥이인 경우에만 발생한다.
물론, 일란성 쌍둥이가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처음 초음파 검사 시 아기집(융모막)이 하나인 쌍둥이에만 해당된다. 전체 쌍태아 중 약 13~15% 정도가 위험 인자가 되며, 그 중에서도 15~20% 정도에서 발생하므로 전체 쌍태아 중 3% 정도에서만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진단 기준은 ①쌍둥이 간 체중 차이가 20% 이상인 경우, ②혈색소의 차이가 5g/dL 이상 차이나는 경우, ③쌍태아가 양수 과소증과 양수 과다증이 보이는 경우로 판단한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 발생하면 피를 주는 태아는 빈혈에 걸리게 되고 반면에 피를 받는 태아는 피가 많아져 몸이 붓거나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쌍둥이 임신이어도 다 같은 쌍둥이 임신이 아니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고 예후가 달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쌍둥이 임신 시 가장 많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은 조산이다. 그 외에 태아가 잘 자라지 않는 태아성장장애,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임신성고혈압 비율도 단태아에 비해 높아지게 된다. 쌍둥이이므로 태반이 커서 전치태반의 위험도 높고 이로 인한 조산의 영향으로 신생아 사망률이 높아지므로 쌍둥이 임신의 경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