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취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폐질환, 콩팥질환, 간질환, 당뇨병 등으로 인한 몸 안의 대사 이상으로 인해서 구취가 나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위장질환이나 비강 혹은 상악동 내의 염증, 편도선의 염증 등으로 인해서 구취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90%의 구취는 구강 내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구취가 있을 때 본인이 특별한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구강 내의 원인을 모두 제거한 후에 다른 전신 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겠다.
글. 치과 김영택 교수
구취의 원인은 구강 내 세균이 대사하며 내는 황화 화합물 때문이다.
구강 내의 세균은 치석 혹은 치태의 형태로 모여있거나, 충치에 모여있다.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치석, 치태, 즉, 세균을 없애야 한다. 스케일링을 하고, 잇몸질환이 있다면 잇몸치료 혹은 잇몸수술을 동반하여 잇몸 안쪽까지 파고들어간 치석, 치태를 모두 제거한다.
그리고 충치가 있다면 모두 치료하도록 한다.
이렇게 쉽게 해결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크라운이나 인레이 같은 보철물이 있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임플란트가 있는 경우도 많아졌다. 보철물의 경우 하방에 턱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세균이 모여있기 쉽고, 안쪽으로 추가로 충치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서 구취의 원인이 되기 쉽다. 따라서 치석, 치태를 모두 제거했고, 충치를 모두 제거했음에도 구취가 난다면 보철물 주위를 살피고 경우에 따라 제거해볼 필요가 있다.
임플란트는 치아와는 다르게 여러 구조물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 사이사이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임플란트는 자기 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의 면역체계가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할 경우 쉽게 염증이 생기고, 임플란트 주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았더라도 구조물 사이에 세균이 번식해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임플란트를 가진 환자의 경우 치과에 자주 내원하여 관리를 받도록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임플란트는 전체적으로 풀러서 세척해주고 다시 체결하는 것을 추천한다.
구강 내 세균이 냄새를 낼 정도로 모이기 전에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꾸준한 칫솔질이 중요하다. 올바른 칫솔질로 하루에 3번 이상 칫솔질을 해서 치태(세균)가 쌓이기 전에 제거하도록 하자. 칫솔질을 아무리 잘한다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에 치석이 치아에 쌓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검사를 받고 스케일링을 받도록 하자. 방사선 및 임상 검사를 통해 충치를 조기에 발견하고, 잇몸질환을 예방·치료하는 것이 구취를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간혹, 가글액으로 간단하게 구취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중세 시대에 몸에서 나는 악취를 막기 위해 향수를 쓴 것과 같은 방법이다. 가글액의 향이 입안에 남아서 구취를 줄여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도 아니고, 향수와 다르게 구강 내에는 침이 계속 분비되기 때문에 시간도 짧다. 또한, 가글액이 구강 내에 전반적인 세균의 숫자를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이는 금방 회복되며, 결정적으로 치아의 표면에 붙어있는 세균들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구취를 호소하며 치과에 내원하는 경우, 본인이 구취를 느껴서 오기 보다는 주변 사람의 조언으로 인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합병원의 치과에 내원하면 구취측정기를 통해서 황화 화합물이 정상 이상으로 나오는지 측정이 가능하므로 기본적인 치과 치료 이후에도 구취로 생활 상 불편감을 느낀다면 구취측정기로 측정해보는 것을 권한다.
치아에 쉽게 침착이 되는 탄수화물 계열의 음식은 구취를 만들기 쉽고, 사과, 배와 같은 과일은 치아를 깨끗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서 구취를 덜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은 세균이 쌓이도록 하므로 칫솔질이 중요하고, 담배, 술과 같이 직접적으로 냄새를 유발하는 생활 습관은 버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