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of Life
GREEN

Prologue

RED
싱그러운
그린 컬러의
위력

초록을 뜻하는 영어 단어 그린(Green)의 뿌리는 앵글로색슨어 ‘Growan’이다. 이는 ‘자라다’라는 뜻으로 막 싹을 틔우는 푸른 풀이나 약초, 나무와 덤불 등의 성장 모습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초록은 예로부터 생명과 자연을 상징하는 컬러로 사랑받았다.

편안함을 주는 빛깔

봄에 돋아 오르는 새싹과 새순만큼 여린 색이 또 있을까.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신록’은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초록은 곧 풀의 색, 나뭇잎의 색이다. 때문에 초록이 자연과 환경을 상징하게 된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결과다. 세계의 많은 기업과 정당이 환경 보존, 친환경성을 내세우며 초록색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그린 에너지(Green Energy), 그린 경영(Green Management)이나 그린 오션 (Green Ocean) 같은 추상적인 표현을 보거나 듣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녹음이 우거진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떠올린다. 초록색은 평화와 안전, 중립을 상징하며, 우리 눈에 가장 편안함을 주는 색이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혼합 색인 초록색은 중성색에 속하기 때문에 강력한 느낌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을 갖고 있다. 때문에 초록색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와 격한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심신을 완화시키며, 눈의 피로를 해소하는 데에도 많이 사용되는 컬러다. 특히 수술실에서 붉은 피를 보며 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외과 의사들의 수술복이 초록색인 것도 이와 연관이 있으며,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거나 학습을 하며 눈의 피로감을 줄여주기 위해 아이 방의 벽을 초록색으로 칠하기도 한다.

생명, 안전, 신성함, 죽음…
다양한 의미를 지닌 초록

자연과 생명, 편안함, 신성함 등 다양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컬러, 그러나 초록은 아이러니하게도 ‘독’과 ‘죽음’을 나타낼 때도 사용된다. 1775년 스웨덴 화학자 빌헬름 셸레는 아비산구리를 주성분으로 하는 세상에 없던 연두색 안료를 발명했다. 그의 이름을 딴 ‘셸레 그린’은 선명도가 높고 변색되지도 않았으며, 유럽 전역에서 벽지, 드레스, 안료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됐다. 프랑스 왕정까지 장악한 그린 컬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본 모습을 드러냈다. 초록 벽지로 꾸민 아이 방에서 아이들은 비소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렀고,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의 몸엔 붉은 반점과 수포가 생겼다.
그린 컬러는 1987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명령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오늘날 서양 애니메이션에 나타나는 악당이나 독극물에 초록이 쓰이는 데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한몫했다.
삶과 죽음, 생명의 시작과 성장의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초록. 봄바람에 마음이 살랑인다면, 초록식물을 가까이에 들여놔보자. 중립적이고 평화로운 컬러가 당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돌봐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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