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iness of Life
일산병원이 전하는 인생의 행복
의료진 해외연수 후기
워라밸을가능케 한
시애틀에서의
의료연수
시애틀에서의
의료연수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입니다. 저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 워싱턴주의 시애틀에서 해외연수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연수를 다녀온 지금 생각해보면 시애틀에서의 삶은 제게 여러모로 새로운 기운을 주는 도시였던 것 같습니다.
글. 내분비내과 송선옥 교수
1. University of Washington VA Puget Sound Health Care System Epidemiologic Research and Information Center2. 병원 내부
3. 퇴근길에 보이는 Washington 주 산
● 국내 도입되지 않은
다양한 의료기술 경험
다양한 의료기술 경험
2016년 가을 대만에서 있었던 ‘ASIA-Pacific Diabetes Epidemiology & Education(APDEC)’에서 강의를 들었던 Edward J.Boyko 교수님께로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일을 했던 곳은 University of Washington 의 Affi liation 병원 중 하나인 VA Puget Sound Health Care System, Epidemiologic Research and Information Center(ERIC)로, 개별 역학 연구소를 가진 곳입니다.
제가 분석했던 Japanese American Community Diabetes Study(JACDS) 코호트는 1980년대에 구성되어서 10년간 추적 관찰한 자료로 30여 년 전 자료임에도 CT 스캔 검사가 있고, 샘플을 보관하여 새로운 cytokine(세포, 주로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단백활성 물질)이나 여러 biomarker(생체표지자) 및 사망 자료 등을 추가하여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현재까지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1년간 실제 환자를 보는 것에서 멀어져 있게 되었던 연수 기간 동안, 실제 Endocrine conference에 참여하여,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경구용 GLP-1 제제와 G6 연속혈당모니터링을 먼저 체험할 수 있었고, Transgender clinic과 Metabolic surgery와 Neuroendocrine tumor surgery를 위한 multi-discipline 팀이 구성되어 여러 과가 함께 상의하고 치료하는 것을 볼 수 있어 임상 경험을 지속 할 수 있었습니다.
4. Endocrine Conference에서5. PI 교수님의 감사패를 받으며
6. 2019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 Japanese American Cohort Diabetes Study 모임
● 사람들의 진심과 배려가
따뜻했던 시애틀
따뜻했던 시애틀
미국에 가기 전, 제게 미국은 형식과 법규를 중요시 여기는 차가운 이미지의 나라였습니다. 아마도 간혹 미국 학회에 가게 되었을때에 공항 검색대에 있던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진 이미지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생활하다 보니 사람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곳이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모르는 사람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시선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정한 눈인사를 받았습니다. 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횡단보도 앞에서 사람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오늘 날씨가 좋아서 좋고, 구름이 끼어도 바람이 적어서 좋고, 바람이 불면 선선해서 좋고, 비가 오면 촉촉해서 좋다’는 등의 안부 인사를 건네주었습니다. 처음 몇달간은 너무 어색하여서 “Thank you”라는 짧은 인사로 급히 마무리하고 돌아섰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제가 지나가는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하고 오늘 저녁 메뉴가 무엇인지, 집에 기르는 애완견은 잘 지내는지를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횡단보도에 채 도착하기도 전인데, 먼저 건너라고 대기하고 있는 차량을 보고 미안한 마음에 달려갔는데, 위험하니 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교통체증이 심한 러시아워 시간일 때도 그랬습니다. 미국은 소송이 많을뿐더러, 범칙금이 크기 때문에 법규를 잘 지킨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람들에게서 사람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7. University of Washington 벚꽃 축제
● 즐길 거리가 가득한 도시
시애틀은 봄, 가을의 날씨도 좋을 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구름 한점 없어 모두들 야외활동을 즐기러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많이들 다닙니다. 게다가 백야로 밤 10시 정도까지 해가 떠 있어 퇴근 후 잠들 때까지 한나절이 더 생겨 평소 하고 싶던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운동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제가, 야외 하이킹을 즐기고 등산과 야구, 농구를 관람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 강가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아이들과 조개 캐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이나 핼러윈데이, 추수 감사절, 크리스마스, 신년 등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넘쳐납니다. 아이들 학교에 종종 발표회가 있는 날이면 발표 시간이 아침이든, 저녁이든 아빠, 엄마가 모두 자리해 북적거립니다. 아이들이 발표회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관중들은 모두 집중하며, 끝나면 격려의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발표를 마친 친구들은 누구나 해낸 것에 대해서 완성도와 상관없이 칭찬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곳 사람들은 한 달 내내, 일 년 내내 사소한 일들도 축제로 만들고, 서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귀가 후 온전히 가족이 먼저인 삶을 즐기기 위해서 낮 동안에 더욱 집중하여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은 서로를 인정해 주고 포용해주었습니다.
그곳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지금, 저는 이전처럼 병원으로 출근하면서 걸어오는 길도, 회진을 하고, 외래로 가는 길도 익숙해졌습니다. 연수 기간 동안 잠시나마 쉼 없이 달려왔던 삶을 잠깐 멈추고 저와 주변을 돌아보고 더 나은 의료기술을 보고 경험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연수 기회를 주신 병원과 연수 기간 동안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분들, 한국에서 저의 빈자리를 채워 주셨던 모든 분들,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고 반겨준 저희 환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