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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THEME 1
감기의 탈을 쓴
로타바이러스 장염
영유아 급성 장염의 원인으로 꼽히는 로타바이러스는 환절기에 더욱 기승을 부린다. 특히 로타바이러스 장염 환자의 80% 이상이 생후 3~24개월 사이의 영유아로,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1억 2천만 명 이상의 영유아가 감염된다. 주로 대변으로 배출되어 경구를 통해(feco-oral) 전염되기 때문에 소아병동이나 유치원 등에서 집단으로 유행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글. 소아청소년과 유지형 교수
로타바이러스란?
장염은 쉽게 배탈, 설사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전염성이 강한 질환이므로 한 명이 걸릴 경우, 함께 사는 형제·자매는 물론 같은 어린이집 아이들이 동시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장염은 크게 바이러스성 장염과 세균성 장염으로 나뉜다. 세균성 장염은 여름철에 더운 날씨에 불량한 위생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이러스성 장염,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부터 초봄까지 유행하는 로타바이러스성 장염은 심한 탈수를 초래할 수 있어 환절기에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레오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로타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난다. 로타바이러스는 감염 후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증상이 없어진 후 10일까지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존재한다. 감염된 사람이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로타바이러스는 이 기간에 손과 입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 또는 아이의 기저귀를 갈은 후 손을 씻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그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의 진단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진단은 대변을 채취하여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이한 임상 양상으로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며, 토하는 것이 줄면서 설사가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급성 장염의 경과이다.
구토와 발열, 설사를 동반하는 로타바이러스 장염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로타바이러스가 감염된 다른 사람과 접촉하여 손에서 입으로 감염되며 24~72시간의 잠복기가 지난 후 열이 나거나 토하는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하루 이틀 내에 심한 묽은 설사가 나타나 금방 탈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태어난 지 1개월이 안 된 신생아들은 고열로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신생아의 1/3 정도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환자의 30%는 39℃를 넘는 발열을 보이고 일반적으로 증상은 4~6일간 지속되는데 영유아의 경우 탈수가 매우 심해지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어떻게 감염되나?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전염은 주로 로타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거나 손을 빨 때 입을 통하여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때때로 오염된 물이나 감염된 비말을 통해서도 전파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환경을 깨끗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른들 역시 설사하는 아이나 그 아이의 기저귀를 만지고 난 후 다른 아이를 만지려고 할 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기저귀를 교체한 후에는 비누로 깨끗이 손을 닦고, 아이들 역시 손과 얼굴을 꼼꼼하게 씻기고 옷을 자주 갈아입히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설사한 변이 묻은 아이의 옷은 다른 아이의 옷과 분리해서 세탁하도록 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다니는 놀이방이나 어린이집, 유치원을 4~6일 정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치료
안타깝게도 로타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경우 아이의 증상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관찰하고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게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구토 증상은 짧으면 6시간에서 길면 하루 이틀 안에 멎는다. 간혹 음식뿐만 아니라 물까지 심하게 토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들이 체했다고 생각하여 손을 따는 경우가 있는데, 이보다는 소량의 물을 자주 섭취하게 하여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가 심하지 않을 때(물기가 많지 않고 횟수가 적을 때)는 먹는 것을 그다지 가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설사가 심하여 아이에게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때(아이가 자꾸 처지고 자려고 하거나 잘 먹지 않으려고 할 때, 입술이 바짝 마르거나 눈 주위가 쑥 들어가 보일 때)는 아이가 탈수증에 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수분공급을 해야 한다. 수분 보충용으로 가장 좋은 것은 경구용 전해질 용액이다. 전해질 용액이나 죽을 먹인 후 반나절 또는 하루가 지나서 증세가 조금 나아지면 다시 원래 먹던 음식을 먹이면 된다.
모유를 먹는 아이들은 양을 줄이는 대신 평소보다 시간 간격을 짧게 하여 자주 주도록 하고, 분유를 먹는 아이들은 1시간에 25~50cc 정도 소량의 분유를 천천히 먹이는 것이 좋다. 또 돌이 지나 생우유를 먹는 아이는 하루나 이틀 정도 생우유를 중단하도록 하며, 이유식을 하는 아이에게는 쌀미음을 먹이도록 한다.
구토 간격이 길어지고 횟수가 감소하면 하루 이틀 사이에 정상적인 식사를 해야 장의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아이의 구토와 설사 증세가 걱정되어 너무 오랫동안 식사를 제한하거나 묽은 죽만 먹이는 것은 당장 호전 증세를 보일 수는 있으나, 아이가 점점 더 지치는 것은 물론, 장의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만일 너무 심하게 토해서 아이가 지나치게 처지거나 8시간 정도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토한 것에 피가 섞이거나 심한 복통을 호소할 경우, 토한 것이 초록색을 띠는 경우에는 서둘러 병원에 데려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이 가능한 로타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장염의 경우 6개월~2세의 유아들에게 발병률이 가장 높아서 보통 6개월 이전에 예방접종을 시행하게 된다. 시중에 나온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은 두 가지이다. 로타바이러스 약독화 백신인 로타릭스(생후 2, 4개월 2회 접종)와 사람-소 유전체 재편성 백신인 로타텍(생후 2, 4, 6개월 3회 접종)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른 시기에 항체를 형성하여 예방접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늦어도 생후 8개월 이내에 마지막 접종을 해야 한다.
간혹 장염을 앓고 난 후에도 3주 이상 장기간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장염 때문에 손상을 입은 장이 분유에 있는 유당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거나 유단백에 알레르기가 생겨 그럴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계속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고 적절한 영양 공급이 잘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이 경우 너무 자주 알레르기 분유나 특수분유로 바꾸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해서 가장 적절한 영양 공급이 무엇인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TIP
로타바이러스는 일상용품이나 장난감 등의 표면에 오랜 기간 살아 있을 수 있는 강력한 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로타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예방법을 지키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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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손을 깨끗하게
자주 씻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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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변 후의 기저귀를 청결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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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의 장난감과 일상용품을
깨끗이 소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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