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병원 사보 <問安> 2016 겨울호

브라보 라이프

경쾌한 셔틀콕 소리로 피로를 한방에 날려 보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배드민턴 동호회

KTX열차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 300km. 이보다 더 빠른 순간속도로 허공을 오가는 것이 바로 배드민턴 셔틀콕이다. 코르크와 16개의 깃털로 만들어진 셔틀콕의 무게는 단 5g 정도. 탄성이 뛰어나고 가벼운 무게 덕분에 속도로는 구기 종목 가운데 단연 최고를 자랑한다. 공중에서 오가는 셔틀콕이 배드민턴 라켓에 맞을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에 반해 15년 간 배드민턴 라켓을 놓지 못하는 일산병원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을 만났다.

2002년부터 이어온 배드민턴 사랑

매주 화요일과 일요일, 일주일에 두 번 정발산 공원 내 배드민턴 경기장에서는 쉴 틈 없이 오가는 셔틀콕 소리와 함께 기분 좋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어 체력단련은 물론 동료애도 키우는 일산병원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이다. 지난 2002년 10명으로 시작된 동호회는 그사이 3배 넘는 인원으로 늘어났다. 동호회 내 총무를 맡고 있는 배주용(의용공학과) 회원은 배드민턴 동호회 초창기 멤버로 그 자체가 동호회 역사나 다름없다.
“처음에는 병원 지하 2층 천장이 좀 높은 공간에서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이들끼리 시작했어요. 2~3년간은 좀 좁더라도 함께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연습을 했는데, 병원 내 공간이 부족해지니까 배드민턴 코트도 자연스레 사라져버렸죠.”
다행히 주변의 코트장을 검색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 바로 정발산 배드민턴 경기장이다. 병원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실내 코트장이라 계절을 타지 않고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근처 국립암센터 NCC 배드민턴 동호회원들과도 틈틈이 교류전을 통해 친분과 경험도 쌓고 있다.

배드민턴은 우리 삶의 활력소

일산병원 배드민턴 동호회는 자체적으로 일 년에 두 번 대회를 개최한다. 평소 즐기듯 경기를 하다가도 이때만큼은 셔틀콕을 바라보는 눈이 매섭다. 한 번 시작하면 예선, 본선, 준결승 결승을 6주에 걸쳐 진행하며, 실력별로 시드를 배정하고 푸짐한 상품도 준비한다. 올해 우승은 김인옥(치과) 회원과 이규봉(영상의학과) 회원이 거머쥐었다.
김인옥 회원은 “처음엔 팀 내 동료 권유로 들어왔는데, 다들 결혼과 육아로 연습에 자주 못 오고 요즘엔 저 혼자 참여하고 있어요. 평소 마주칠 일이 없는 선생님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라며 동호회 내에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즐기듯 하는 이들의 꾸준한 연습과 경기로 인해 실력은 여느 직장동호회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 실력은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 장관배 개인전 C조 우승으로 인증하기도 했다. 올해도 2015년 보건복지부 장관배 배드민턴 대회에 출전해 개인전 C조 우승과 함께 종합 4위를 달성했다.

깃털같이 가벼운 공, 몸과 마음을 움직이다

연습한지 얼마 되지 않아 회원들의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기 시작했다. 오정기(중앙수술실)회원은 “배드민턴은 단순히 몸을 움직여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이 아니라 팔, 다리, 몸통, 허리 등 전신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고, 상대방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선 고도의 집중력과 머리싸움도 요하는 게임이에요”라고 설명한다.
몸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도 탁월하다. 경기 중엔 팀을 이룬 이들이 눈빛만으로도 전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김성훈(인사팀 파트장) 회장이 배드민턴에 대한 무한 애정을 과시한다.
“병원을 찾는 이들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약한 이들이 많아서 작은 일에도 크게 서운해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더 세심하게 보살피고 응대하다 보면 직원들도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퇴근 후 직원들과 함께 땀 흘리면서서로의 고충도 나누다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 좋아요.”
이어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웃음을 잃지 않는 건강한 동호회가 됐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다시 코트 위를 재빠르게 누비며 연습을 이어나갔다.

글. 왕보영 사진. 이서연(아자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