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지는 계절이면 갖가지 요리로 우리 식탁에 등장하는 굴. 굴 조개, 석굴, 석화, 어리굴 등으로 불리는데 석화는 돌 석(石)자에 꽃 화(花)자로 돌 위에서 자라며 먹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렸을 때 꽃 처럼 보여 돌에 핀 꽃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리굴은 ‘어리다’, ‘작다’는 뜻으로 돌이나 너럭바위에서 자란 자연산 굴을 말한다. 굴 은 세계적으로 10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참굴, 벚굴, 강굴, 바윗굴, 떡굴 등 10여 종이 수확, 양식되고 있다. 서양에선 태평양 굴, 대서양 굴로 나뉜다. 그 외 모양, 사이즈, 재배방식에 따라 반갈 굴, 착각굴, 물굴, 월하굴, 소굴, 토굴, 벚굴(섬진강에서 나는 대표적 인 민물 굴) 등이 있다. 굴은 자연산과 양식으로 나뉘는데, 자연산 굴은 밀물 땐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땐 햇빛에 드러나기 때문에 자라는 속도가 느리고, 크기가 작지만 고소한 단맛은 최고다. 양식 굴은 늘 바닷물에 잠겨 있어 플랑크톤 등을 항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자라 자연산 굴보다 굵고 크며, 굴 가장자리의 검은색 부분이 더 많다. 맛과 선 호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영양 면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생장 특성상 자연산 굴은 지리적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큰 충남과 전북 에서 주로 자라며, 양식 굴은 경남 충무·거제지역과 전남 고성에서 주로 생산된다.
굴은 단백질 중에서도 필수아미노산, 칼슘 함량이 많아 ‘바다의 우
유’라고 불린다. 이 외에도 철, 아연, 구리, 망간 등 미네랄이 풍부하
다. 특히 굴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철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의 주성
분으로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굴은 훌륭한 강장식품으로 과
음 후 깨진 영양균형을 바로잡는 데도 효과적이다. 굴에는 탄수화
물도 함유되어 있는데 소화 흡수가 잘되는 글리코겐 형태여서 소
화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에게 좋다. 또 아연 함량이 높아 남성호
르몬 분비를 촉진해 남성에게 좋은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칼로
리와 지방 함량이 적고 칼슘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
을 받으며, 비타민 A, B, C 등이 풍부해서 희고 매끄러운 피부 유지
에 도움이 된다. 굴은 익혀 먹어도 영양분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
에 회나 국, 탕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한다.
굴은 눌렀을 때 탄력이 있고 살 가장자리에 검은 테가 또렷한 것이
좋다. 살이 희고 불은 것처럼 퍼진 굴은 싱싱하지 않은 것이다. 굴은
바닷물로 껍질을 손질하고 비닐에 담고 스티로폼에 얼음을 넣어 진
공 포장하여 냉장 보관한다. 깐 굴을 장기간 보관할 때는 바닷물
(소금물)에 헹궈 바닷물을 조금 넣고 소분해 냉동한다.
생굴을 먹을 때는 레몬을 곁들이는데 레몬에 함유된 비타민C인
아스코르빈산이 철분의 장내 흡수를 도와 빈혈 치료에 효과적이
다. 굴에 레몬즙을 떨어뜨리면 나쁜 냄새를 잡고 레몬의 구연산이
식중독과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며 살균효과도 있다.
부추와 함께 먹으면, 굴의 찬 성질을 부추의 따뜻한 성질이 보완해
소화가 잘된다. 굴과 바지락, 모시조개, 다시마 등을 넣어 우려낸 육
수는 영양소의 완벽한 조합을 이룬다. 바지락은 지방 함량이 낮고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 예방에 도움을 주고, 모시조개는 타우린 성
분이 가득해 콜레스테롤을 낮춰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고 다시마
는 비타민K를 함유하고 있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 같은 날씨에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