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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 진료실 ④

기온이 뚝!떨어지면
건강을 꼭!챙기세요

칼바람이 매서워지면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된다. 꽁꽁 싸매도 몸을 파고드는 한랭질환. 엄청난 위급상황을 불러오는 질환은 아니지만 두고두고 괴롭히는 겨울철 조심해야 할 한랭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글. 응급의학과 김건배 교수(응급의료센터 소장)

겨울철 단골손님,
한랭질환

한랭질환이란 말 그대로 추위가 원인이 돼서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한겨울보다는 추위에 아직 적응이 덜 돼 있는 초겨울에 생기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한랭질환으로는 동상이나 동창, 저체온증, 한랭 두드러기를 들 수 있다.
한랭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주로 군인, 겨울 스포츠 활동, 야외 작업 근로자, 고령, 한랭질환에 취약한 신체질환을 가진 경우에 더 빈번하게 발생하며, 주로 머리, 손·발의 순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단순히 낮은 온도에서만 발생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동상의 경한 형태 정도인 동창 같은 경우는 영하가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또는 어린아이나 여성에게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보통 낮은 온도에서만 한랭질환이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바람이다. 보통 체감온도라고 말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같은 온도라도 바람이 강하게 불면 체온은 더욱 빨리 떨어지게 되므로 한랭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동상에 걸렸다면
따뜻한 물로 환부를 담글 것

동상은 보통 영하의 온도에 노출되면서 피부가 얼고, 국소적으로 혈액 공급이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손상받은 조직의 깊이에 따라 1도에서 4도로 나눠볼 수 있는데, 1도는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먹먹함을 느낄 수 있으며, 주변부의 부종과 발적을 동반한 중심부가 창백한 형태의 피부 모습을 보인다. 2도부터는 물집이 발생하며, 3도 이상이 되면 피부 전층에 걸쳐 손상되어 검붉은 출혈성 물집과 함께 심각한 감각저하 및 각종 통증이 동반된다. 4도는 매우 심각한 손상으로 깊은 구조인 근육, 뼈와 인대까지 침범한 상태를 의미하며, 손상 부위를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3도 이상의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는 정도의 동상은 흔하지 않다.
동상 치료는 가능한 빨리 추운 환경으로부터 벗어나서 젖거나 꽉 조이는 의류를 제거하고 바람으로 부터의 노출을 막아야 한다. 의식이 명료하다면 따뜻한 음료를 복용해도 되며, 동상 부위에 히터와 같은 직접적인 가열을 하게 되면 오히려 손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또한, 병원까지의 거리가 가깝다면 바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지만, 질환의 특성상 병원과의 접근성이 먼 야외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상황이 허락한다면 37~39℃의 따뜻한 물로 20~30분간 환부를 담근 후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혈관확장하는 음주,
연말연시 저체온증 특히 주의

저체온증이란 몸 안의 중심 체온이 35℃ 미만으로 내려간 상태로 심장이나 폐, 뇌 같은 주요 장기의 기능의 저하로 인하여 심각한 결과인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32~35℃의 경도의 저체온증에서는 의식이 있고, 몸 떨림을 통하여 스스로 열을 내기 위한 반응이 있는 상태이다. 이때는 동상과 마찬가지로 빨리 젖은 의복을 제거하고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담요나 침낭 등으로 감싸면서 따뜻한 환경으로 이동해야 한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따뜻한 음료도 도움이 된다. 중등도 이상의 저체온증은 의식의 변화가 생기는 단계를 말하며, 이때부터는 즉시 병원에서 모니터링과 함께 적극적인 방법으로 체온을 올려야 하므로, 119를 통하여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것이 중요하다.
저체온증은 여러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겨울철 연말연시에 많이 나타난다. 술을 마시면 혈관 확장으로 인해 마치 몸이 따뜻한 것처럼 느껴지고 추위를 잘 못 느끼게 되는데, 실제로는 열을 빼앗기기 쉬운 환경이므로 저체온증을 주의해야 한다.

내 몸의 과민반응
한랭 두드러기

한랭 두드러기는 찬 공기나 물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과민반응의 한 종류이다. 다행히 빈도가 드문 질환이기는 하나 아토피가 있는 어린이나 두드러기의 병력이 잦은 환자에게 발생할 확률이 좀 더 높다. 치료는 일반적인 두드러기와 유사하며, 호흡곤란, 의식변화 등 전신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한랭질환은 일단 추위로의 노출을 최대한 삼가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충분한 방풍과 머리, 얼굴, 귀, 손, 발과 같은 부위의 보온이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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