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순수한 색을 꼽으라면 어떤 색을 꼽을 수 있을까. 결점하나 없는 하얀색이나 칠흑같은 검은색도 있지만, 가장 솔직한 컬러는 따로 있다. 누구나의 심장에서 뛰는 가장 원초적인 빛깔, 빨간색이다.
정리. 편집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인도, 핀란드 등 12개 국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국기에 빨간색을 채택했을 정도로 많은 국가들이 빨간색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중국이 빨간색에 쏟는 애정은 유별나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것은 빨간색이 태생적으로 가진 고귀함과도 연관이 있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황제가 택했던 자주색과 황토색의 근간이 되는 컬러이자, 각각의 컬러들과 자웅을 겨루는 귀족의 색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음양오행의 중앙을 상징하는 황색 다음으로 붉은색이 귀족의 색으로 채택되었으며, 서양 또한 자주색을 입었던 황제 다음으로 높았던 귀족의 색상이 붉은색으로 정해지게 됐다. 로마에서는 원로원의원에게만 옷에 빨간 단을 댈 수 있었고, 군대에서도 군단장에게만 빨간 망토가 주어졌으며, 카톨릭의 주교는 순교자의 피를 뜻하는 빨강을 의복에 활용해 종교적 의식과 권위를 나타냈다. 빨강을 명예의 색, 귀족의 색으로 여긴 흔적은 오늘날에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빨간색은 감각신경을 자극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며, 간과 근육 조직, 좌뇌 반구에 활기를 불어넣어 저체온증이나 무기력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 효과가 좋다.
또 우리 몸의 뻣뻣함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폐렴, 마비, 간 질환 등을 치료하는 데 좋으며, 혈액 속 헤모글로빈의 숫자를 증가시켜 빈혈을 치료한다.
스포츠에서도 빨강은 유감없이 그 능력을 발휘한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리버풀 FC,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포르투갈 축구 국가 대표팀 등 빨강을 유니폼 컬러로 채택한 축구팀이 유독 많다. 이는 잔디의 초록색이 빨간색과 대비를 이루며 선수들을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중의 아드레날린을 촉진시켜 경기에 집중하는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체력과 건강, 생명력을 관장하는 빨간색의 기능은 이 컬러를 유혹의 색 반열에 올려놓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빨강은 뜨겁고 강렬하게 우리를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