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엄마들의 선택,
‘아키텍 키즈’

아키텍 키즈, 임신부터 육아까지 마치 건축 설계하듯

아키텍 키즈란 건축(Architecture)과 키즈(Kids)의 합성어로 임신 계획에서부터 아이가 태어난 후 육아에 이르기까지 마치 건축을 설계하듯이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육아방식을 의미한다.
사실 아이를 그 누구보다 잘 키우고픈 욕망이야 시대를 불문하고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1980년대 치맛바람으로 대변되던 엄마들의 사교육 열풍 역시 어찌 보면 이러한 욕망의 하나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육아방식인 아키텍 키즈를 추구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적인 육아에 몰두하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육아정보들을 수집 분석하고 거기에 자신의 자녀들의 특성에 적합한 방식을 고민한다.
예를 들어 과거의 치맛바람 교육방식은 아이의 특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모두가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해 의사, 검사, 변호사 같은 사자 직업을 갖는 걸 목표로 했지만, 아키텍 키즈의 경우에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폭넓게 경험하게 해주면서 반드시 공부에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아이의 재능을 존중하고 잘 하는 걸 밀어주는 것이 아키텍 키즈의 교육방식이다.

워킹우먼과 사회변화, 아키텍 키즈맘의 탄생

이러한 아키텍 키즈의 육아방식을 추구하는 이른바 ‘아키텍 키즈맘’들이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의 사회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즉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일반화된 현재, 워킹우먼들은 과거의 주부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들은 훨씬 더 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육아에 있어서도 일처리를 하듯 꼼꼼하게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게다가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게 되면서 임신을 하는 것에서부터 일찌감치 가임날짜를 정하고 몸을 만들고 하는 일들도 미리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이를 낳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대결심을 필요로 하는 일로 다가오는 현실은 그만큼 더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에 몰두하면서도 과거처럼 마치 정해진 성공가도를 향해 자녀를 무조건 달리게 만드는 그런 교육방식을 피하게 된 데는 역시 달라진 사회가 한 몫을 차지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꿈꾸는 대기업 취업이 쉽지 않고, 의사나 검사, 변호사도 그 숫자가 너무 많아져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도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니 명문대학이든 사자 직업이든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현실 속에서 아키텍 키즈맘들은 오히려 아이가 가진 재능이나 성향에 집중한다. 아이가 하고 싶고 또 잘하는 걸 키워주는 것이 더 좋은 미래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걸 부모들이 알게 됐기 때문이다.

계획도 좋지만 중요한 건 아이가 원하는 것

아키텍 키즈라는 개념의 탄생으로 임신과 육아의 풍경들도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출산 준비물 목록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늘었고, 임신 전부터 임신 중 그리고 출산 이후까지 임산부와 아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상품으로까지 나오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그저 국, 영, 수 공부를 중점적으로 했던 데 반해, 지금은 창의력과 정서 발달, 집중력 등을 키워주기 위한 체험 학습이나 여행, 독서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선택된다. 또한 그저 엄마들의 입소문에 휘둘리기 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방식으로 육아와 교육에 대한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나가려 노력한다. 과학적인 방식을 좋아해 아기를 키우는데 있어서도 ‘앱 케어(App care)’ 서비스 같은 걸 활용해, 수유시간을 알려주는 앱이나 아기 울음소리를 번역해주는 앱, 아기의 변 사진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앱 같은 걸 활용하기도 한다.
아키텍 키즈는 무엇보다 아이의 특성에 맞는 육아와 교육법을 부모가 적극적으로 찾아준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많다. 과거의 교육법이 획일적인 방식으로 이뤄져 아이의 개성과 재능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진일보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들어주고, 그것을 아이 스스로 계획하고 추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아키텍 키즈가 좋은 육아법으로 자리하려면 바로 이런 아이의 삶과 부모의 삶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