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병원 사람들
유전자 검사, 어디까지 해봤니?
진단검사의학과 유종하 교수

지난 2013년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유전자가 있다.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의 원인 유전자인 브라카 유전자(BRCA)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머니와 이모를 각각 난소암과 유방암으로 잃은 후 자신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 발병률이 87%, 난소암 발병률이 50%에 육박한 사실을 알고 그 예방조치로 유방절제 및 재건 수술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유전자 검사 덕분이다. 유전자 검사의 모든 것,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진단검사의학과 유종하 교수를 찾았다.
질 병 에 대 한 검 사 는 진 단 검 사 의 학 과 로 부 터
일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는 인체에 유래하는 각종 검체에 대해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고 판독함으로써 질병 진단이나 치료효과 판정 등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혈액검사는 기본이며, 소변, 뇌척수액, 체액, 골수뿐만 아니라 감염병을 진단하기 위해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까지 그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특히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의 예방 및 치료는 물론 최신 유전 정보를 통해 최선의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로 인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 발병률 예측 및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면서 요즘 진단검사학과 유종하 교수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유전자 검사는 대상자의 혈액에서 염색체, DNA, RNA 등 을 이용하여 의심되는 질환의 진단, 질병 예측을 할 수 있 어요. 이를 통해 유전성 질환의 위험성을 가진 환자나 가족들이 질환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상담하고 있고요."
대부분의 유전자 검사는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인의 질병 원인이 관련 유전자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경우, 가족력이 있을 때 가족과 태아의 이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유전자 검사 대상 질환으로는 유전성이 강한 유방암 및 난소암, 대장암, 갑상선 수질암 등이 있으며, 유전성 난청 및 시각장애, 선천성 기형 및 발달 장애 등이 있다.
"유전자 검사의 장점은 유전 질환의 확진 검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유전자 검사가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임상 양상 및 각종 일반적인 검사를 토대로 유전 질환을 추측할 뿐이었죠."
실제로 유전자 검사가 활성화된 이후로는 유전 질환을 확진하고 맞춤형 예방치료를 하여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운 명 을 거 스 를 힘 , 유 전 클 리 닉
안젤리나 졸리와 영화 <애니를 위하여>의 실제 주인공인 애니파커. 이 둘 모두 자신의 가족을 유방암이나 난소암으로 잃고 자신마저 유방암 판정을 받거나 혹은 매우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그런데 이들이 운명을 거스를 수 있었던 것은 유전자 검사 덕분이었다.
브라카 유전자(BRCA)의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변이 유전자 종류에 따라 유방암 발병률은 45~65%, 난소암 발병률은 11~39%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브라카 유전자(BRCA)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난소암 위험감소 목적으로 난소절제술 요양급여를 인정하고 있어요. 그만큼 유전성이 강한 병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죠. 또한 2016년부터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등 120개 질환에 대해 환자분에게서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경우 가족들도 유전자 검사 보험이 적용돼요.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전자 검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셈이죠."
염색체 검사, 유전성 암 검사 등을 위해 일산병원 유전클리닉을 방문한 환자들은 2015년 월 평균 12명 정도. 앞으로는 보험 적용으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 질환은 현재까지 약 4,200종이 해당 질환의 유전자 이상으로 증명되었으며, 유전 질환은 의심되지만


  아직 유전자 이상으로 증명되지 않은 질환이 약 3,500종에 이른다. 이렇듯 현재까지 증명되지 않은 유전 질환도 많고 증명된 유전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 건수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유전자 검사에 대한 요구도는 높아지고 유전클리닉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끝으로 유종하 교수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리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질환에 따른 가장 적합한 검사방법을 선택하고 정확한 결과를 분석하며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는 병원에서 진료 받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글.왕보영 사진. 이서연(아자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