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와 함께

국민 척추 건강의 '안녕'을 위하여

신경외과 장호열 교수

2014년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척추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으며, 2015년에는 입원 환자 1위 질병이 척추 질병으로 나타났다. 척추 질환은 현대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 생활 질병으로 꼽힌다. 급격히 늘어나는 척추 질환, 건강한 치료를 위해 더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는 신경외과 장호열 교수를 만났다.

첫 진찰, 환자를 더 세심하고 자세히 봐야한다
척추 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통증이다. 허리나 목, 어깨 등에 통증이 오고 이 통증 때문 에 자세가 흐트러진다. 잘못된 자세를 계속 유지하다 보면 질환은 더 나빠지고 통증은 더 심해진다. 당장 생명에 야 지장은 없지만 내 행동을 제한함으로써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척추 질환은 첫 발병 시, 첫 진찰 시 더 세심하고 자세히 봐야한다.
"허리가 아파요. 하면 엑스레이 찍어봅시다.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사실 엑스레이나 CT, MRI와 같은 첨단 장비로도 부족할 때가 많아요. 의사는 환자의 병을 치료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이야기도 잘 들어줄 줄 알 아야 해요. 환자가 말하는 증상 등을 귀담아 듣고 그 후에 증상을 토대로 의학적 검사, 신경학적 검사를 철저히 진행하는 거죠."
척추, 수술이 답이다? 아니다?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생활 질병. 그만큼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 때문에 척추 질환 환자들은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내게 꼭 맞는 치료법은 뭘까' '수술을 해야 하는 건 가' 이에 대해 장호열 교수는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도 그렇다고 수술 안 해도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답한다.
일단 척추 질환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은 대부분 비 수술 치료, 즉 안정을 취하고 약물과 물리치료, 통증 차단술, 신경성형술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로도 6주 이상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반대로 소대변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근력 마비가 심하게 오는 경우나 요추 1~2번에서 시작되는 척추 신경 말단 부분의 요추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의 마미총증후군(마미증후군)은 응급수술을 요하는 대표적 척추 질환이다. 이 경우 치료가 늦어지면 양측 하지 통증, 마비, 방광 기능 조절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게 된다.
"척추 질환은 '수술을 하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예요. 무조건 수술을 권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러한 편견 때문에 무조건 버티는 것도 능사는 아니죠. 케이스 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공부, 환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장호열 교수는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척추 질환, 척수 종양, 척수체 종양, 척추 종양, 전이성 종양 등의 수술, 척수공동증, 척추측만증과 같은 척추 및 척수 기형의 외래 진료를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척추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공부를 하고 있다. 그 노력의 결실은 다수의 논문과 척추 보조 기구에 대한 특허가 증명해 주고 있다. 그가 따낸 특허만 해도 5개, 그 중 3개는 한국 식약청 등록 및 의료보험에 등재되어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국내 척추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척추학> 1판 및 2판도 그가 편 찬위원장을 맡아 지휘했다.
"150여 명의 교수가 함께 참여한 한글로 쓰여진 척추 교과서인 셈이죠. 빠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척추 질환도 급격히 증가되고 있어요. 그래서 척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자 편찬하게 된 거에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척추학의 해외판인 <surgical Atlas of Spine>은 국내외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한의사까지 많은 이들에게 척추 질환 정보 및 수술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가참조표준 한국인 체열 데이터 센터를 승인받아 올해부터 본격적인 데이터 구축에 들어간다. 한국인의 표면 온도를 재어 참조 표준을 만드는 것인데, 이 표준이 완성되면 에볼라나 메르스 등의 전 염병이 일 때도 빠르게 온도 측정을 통해 질병의심환자를 선별할 수 있으며, 나아가 원격진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교과서 집필과 일산병원 연구소장으로 써 의료보험 정책 실효성 분석, 질환 분석, 기초임상 연구 지원 등 그의 하루는 24시간으로도 벅차 보인다. 그럼에 도 그가 이렇게 동분서주하는 것은 오롯이 국민 척추 건 강의 '안녕'을 위한 것임을 알기에 그의 열정이 더욱 빛이 난다.
 
글. 왕보영 사진. 이서연(아자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