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과 직결되는 척추 건강

몸의 중심이 흔들리면 전체가 괴롭다. 앉아 있어도 불편하고, 가만히 누워있어도 온몸이 뒤틀린다. 실제로 아파보지 않으면 척추통증이 얼마나 괴로운지 상상조차 힘들 정도다.
척추는 목부터 꼬리뼈까지 모두를 통칭한다. 보통 90%가 물로 이루어져 있는 뼈와 뼈 사이 디스크 수핵이 노화로 탄력을 잃으면서 눌려 통증을 유발하는데, 여성이 전체 진료환자의 약 60%를 차지한다. 허리 주변 근육량이 남성보다 적은데다 임신과 출산이 허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그러나 허리뼈는 20세 이후부터 서서히 노화되기 때문에 누구도 척추건강을 자신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중년 이후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던 증상이 요즘은 점점 낮은 연령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척추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척추교실은 이러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척추질환의 종류, 진단 및 치료방법, 수술 후 자가관리법 등을 설명함으로써 빠른 질병 치료는 물론 올바른 재활을 돕고자 개설됐다.

꼭 필요한 정보만 골라 전하는 수업

지난 12월 15일 열린 척추교실에도 수술 후 회복단계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 10여 명이 함께했다. 아직 움직이는 게 편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걸음을 한 이들은 한결같이 궁금한 게 많다는 반응이다. 척추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겼는지, 운동은 어떻게 또 얼마나 해야 하는 건지, 각자 궁금증을 가득 안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심마니 전담간호사는 수술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생활 속 습관부터 하나하나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 후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병이 다시 생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재수술 빈도도 높고요. 때문에 균형 잡힌 식단을 생활화하고 운동도 적절히 해야 합니다. 오늘 척추질환의 종류와 증상,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설명해 드릴 거예요.”
척추질환은 같은 수술을 해도 병명이 매우 다양하다. 수핵의 수분량 감소로 생기는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이 좁아져 나타나는 요추부 척추관 협착증, 폐경기 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골다공증 및 척추 압박 골절 등 원인도 증상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점. 때문에 평소 철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 후도 마찬가집니다. 무거운 물건은 가급적 들지 않도록 하고 허리는 꼿꼿이 세워 앉는 습관을 들이세요. 뼈에 박힌 스크류는 감염이 생기지 않는 이상 평생 지니고 살아야 하므로 뼈와 잘 유합될 수 있도록 고단백 고칼슘에 신경 써 식사를 하시고요. 술과 담배는 좋지 않습니다. 술은 위염과 대장염을 유발해 요통을 야기하거든요. 담배 역시 만성적 기침으로 요통이 생길 수 있으니 금연하는 게 좋겠죠.”
심마니 간호사가 환자 개인별 엑스레이를 앞에 두고 설명을 하자 급격히 올라가는 몰입도. 자신의 몸 어떤 부위에 스크류가 있는지를 직접 보니 훨씬 더 실감이 난다고 환자들은 입을 모은다. “척추질환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아도, 다들 바쁜 탓에 물어보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오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속이 얼마나 시원한지. 간호사님 말대로 앞으로는 무조건 조심하고 허리를 아껴야겠어요. 덕분에 이제 저를 위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산병원 척추교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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