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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증을 부르는 당뇨병

당뇨병은 이제 누구나 들어본 흔한 질병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 위험성과 심각성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당뇨병을 단순히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 정도로 인식하지만, 실제로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혈당 자체가 아니라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 발생하는 다양한 합병증에 있습니다.

내분비내과 남주영 교수

2024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14.5%, 즉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과거보다 꾸준히 증가한 수치로, 이미 우리 사회가 당뇨병 고위험군 사회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고령층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당뇨병환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증가하는 당뇨병환자 대부분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으며, 많은 사람이 합병증이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됩니다.

심장과 혈관부터 신경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 합병증

당뇨병의 가장 큰 위험은 바로 다양한 합병증에 있습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대표적인 합병증은 심혈관계질환입니다. 고혈당은 혈관 내벽을 손상해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결국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2~4배가량 높아집니다. 당뇨병환자들의 주요 사망원인 중 상당수가 심혈관질환으로 보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다른 큰 문제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입니다.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약 35%가 망막병증을 경험하며,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망막은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시야 흐림이나 시력 저하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장도 당뇨병이 공격하는 주요 장기입니다. 당뇨병환자 중 약 30%가 신장 합병증을 경험하며, 이 중 상당수는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해 결국 투석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삶의 질을 극도로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치료 비용과 사회적 부담도 상당히 큽니다.

더불어 당뇨병성 신경병증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는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전체 당뇨병환자 중 약 5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발 저림이나 감각 저하, 극심한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심한 경우 상처가 생겨도 느끼지 못해 궤양이나 괴사가 발생하고, 결국 발 절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비외상성 하지 절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예방과 관리가 최선의 치료

이처럼 당뇨병은 단순한 질환이 아니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신체 거의 모든 장기를 공격하는 무서운 병으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점은 있습니다. 당뇨병과 그 합병증은 철저하게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혈당 관리와 검진입니다.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점검하고, 망막 검사, 신장 기능 검사, 신경 검사를 받아 합병증 발생여부를 조기에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에는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하고, 과식을 피하며,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매일 30분 이상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심혈관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관리도 반드시 병행해야 할 중요한 관리 요소입니다.

당뇨병과의 싸움, 평생 관리가 답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합병증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제 당뇨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당뇨병과 합병증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으로 평생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결국 당뇨병과의 싸움은 ‘누가 더 오래, 꾸준히 관리하는가’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당뇨병 유병률(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