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시간을 보통의 날처럼
사랑하고 기억하며 함께하는 곳
호스피스센터
호스피스는 소생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에게 여생동안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에게는 사별의 고통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총체적 돌봄을 제공하는 활동을 말한다. 힘든 시간인 만큼 더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를 찾았다.
글 편집실 사진 송인호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는 개원과 동시에 산재형 호스피스로 시작해 2006년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기관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2009년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 기관으로 지정되었다. 2015년에는 현재의 53병동(21병상)으로 확대 개소한 이후 가정형(2020년), 자문형(2022년) 전문 기관으로 지정되어 현재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전문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보조활동인력(요양보호사), 자원봉사자, 성직자 등 다양한 직역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의지하고, 협업하며 말기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마지막 순간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
환자와 가족을 위해 진심으로 대하며 최선을 다하는 구성원들이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내는 협업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병동에서 항상 환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보조활동인력(요양보호사),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는 현재의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를 만든 가장 큰 자산이다.
3개 부문 최우수 유지를 목표로
김영성 호스피스 센터장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는 이곳에 머무르는 모든 환자와 가족들에게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생활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합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센터가 빈틈없이 잘 운영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음으로는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지 않고 팀워크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는 올해도 호스피스 기관평가에서 3개 부문(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모두 최우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공공병원 호스피스센터로서 우리나라 호스피스 진료의 표본이 될 수 있도록 질적·양적으로 내실을 다질 것입니다. 또한 호스피스 수가의 적절성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 수행도 목표로 합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환자와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소중한 당신을 위해 정성을 다합니다
임성숙 호스피스병동 팀장
임성숙 호스피스병동 팀장
저는 입원형 병동 팀장으로서 호스피스 병동 운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일산병원 호스피스 센터는 구성원 간 협업이 잘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늘 열정적으로 일하는 호스피스 보조활동인력과 자원봉사자 20명도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의 자랑입니다. 2024년, 53병동에서 환자가 투병 기간 중에 만든 그림과 뜨개 작품 등으로 전시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40대 여성 환자였는데 우연히 희귀 난치암을 진단받고, 작품을 만들면서 항암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 불안 등을 이겨냈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그분의 임종 소식을 들으며 부모님, 배우자, 때로는 자녀를 호스피스 병동에 보내시는 가족분들의 마음을 더 많이 헤아리면서 세심하게 잘 돌봐드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고맙다’, ‘사랑한다’ 표현해주세요
감경숙 가정형 호스피스 간호사
감경숙 가정형 호스피스 간호사
말기 환자가 생활하는 가정을 방문해 호스피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서비스를 하면서 환자분께 가족들에게 ‘고맙다’, ‘사랑한다’고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라고 말씀드립니다. 가족들에게는 임종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뿐더러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가정에서는 환자 케어가 중심이기에 가족들의 신체적·정서적 소진이 심한 시기입니다. 환자의 신체적 변화를 받아들이고 가족들이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치고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시라고 전해드립니다. 환자가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팀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통의 날처럼 소중한 시간으로
진성미 호스피스 전담 (의료) 사회복지사
진성미 호스피스 전담 (의료) 사회복지사
입원형·가정형 환자와 보호자들을 상담하고 센터와 관련한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산병원 호스피스센터는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서비스가 유기적 연계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적절한 시기에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교수님과 팀원들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첫 면담을 하다 보면, ‘호스피스’는 죽기 직전에 오는 곳이라고 여겨 깊은 고민과 다양한 감정을 갖고 자리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막상 경험해보시면, 보통의 날처럼 함께 울고 웃고, 위로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려봅니다.
더 많은 사랑으로 기억되는
시간을 만드시길
박윤희 호스피스 병동 자원봉사자 팀장
박윤희 호스피스 병동 자원봉사자 팀장
호스피스병동 자원봉사자로서 수요일에 환자분들의 물 목욕, 발마사지 등 신체 돌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자원봉사자 팀장으로서 병동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공지 사항을 공유하거나 조정하며, 때로는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기도 합니다. 발마사지나 물 목욕 봉사를 할 때 환자분의 손과 발을 만지고 씻기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이 손과 발을 움직여서 당신들의 삶을 성실히 살아오셨겠구나’라고요. 손과 발에 담긴 그분들의 삶의 노고에 존경을 담아 더욱 정성스럽게 씻기고 만지게 됩니다. 몸과 마음 모두 힘들겠지만 허락된 시간이 지나간 시간보다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고, 더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임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