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환자가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도록
함께 방법을 찾는 길잡이
비만 인구는 세대를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젊다는 이점을 지닌 2030세대가 비만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젊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 이른 나이부터 비만으로 인한 질환에 노출되면
합병증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왕성하게 사회 활동을 하는 시기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비만과 합병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생활 모습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리 편집실 사진 송인호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
진료 분야 갱년기, 비만, 비만클리닉
진료 시간 화: 오전 / 수: 오전 / 금: 오후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야 하는 때
특히 20~30대 남성에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동반된 ‘건강하지 않은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 일산병원 가정의학과에서 비만클리닉과 갱년기 질환을 담당하는 최영은 교수는 실제로 진료실에서 20~30대 비만 환자 중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를 과거에 비해 자주 만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최영은 교수는 그 이유로 젊은 세대의 달라진 식습관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2022년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2명 중 1명이 아침 식사를 거르고, 총에너지의 약 30%를 지방으로 섭취하며, 10명 중 1명만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고 합니다. 규칙적으로 식사를 챙기기 쉽지않은 탓에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고열량 간식, 음료 등을 자주 섭취하게 되어 탄수화물과 지방은 과잉 섭취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 섭취는 부족해지면서 영양불균형으로 비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비만을 떠올릴 때 기준을 체중만으로 생각해 겉모습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비만 중에는 체중이 정상인 ‘마른 비만’도 있다. 비만은 체내에 지방조직이 과다한 상태다. 마른 비만은 체중이 정상이지만 지방량이 많고 근육량은 부족한 상태로, 보통 팔다리는 가는 편이지만 배가 나온 체형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에 비해 겉모습은 건강해 보여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내장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에서는 당뇨, 고혈압 등 대사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도
비만의 원인
비만은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며, 식습관, 생활 습관, 연령,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현대인의 비만은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인한 영양과잉과 활동량이 적은 생활 습관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량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단순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당분은 신체에서 지방으로 축적됩니다. 어릴 때부터 당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점차 중독성을 나타내어 당분을 더 많이 섭취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는 최근 급증한 소아 청소년 비만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도 음료 형태나 다양한 음식으로 단순당 섭취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해도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수면 부족이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와서 음식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최영은 교수는 비만의 다양한 원인 중 심리적 요인에 특히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들이 비만을 일으키기도 하고, 반대로 비만 때문에 우울증이나 자신감 저하, 대인관계 기피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비만을 조절하는 과정에서도 심리적인 요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스트레스를 비롯한 심리적 요인을 잘 관리하여 비만을 예방하고, 나아가서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식사조절과 운동요법 먼저, 그다음
약물이나 수술 고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현재 동반 질환이 발생한 ‘건강하지 못한 비만’이라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5~10% 정도의 체중감량만으로도 비만과 관련된 질환의 정도, 증상이 호전되고 이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체중조절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환자에서 식사조절, 운동요법 등 비약물 치료로 체중감량이 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체질량지수 35 이상인 고도비만이거나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비수술적 비만 치료(운동, 식사, 약물)로 효과가 없을 때 비만대사수술치료를 고려합니다.”
요즘은 길을 걷다가도 다이어트 보조제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만큼 다이어트를 효과적으로 도와준다고 유혹하는 보조식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패키지 디자인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섭취는 신중해야 한다.
“다이어트 보조제는 체지방 감소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이지 의약품은 아닙니다. 단기간 사용 시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다이어트 보조제 부작용 현황’에 따르면 부작용은 2016년 90건에서 2017년 95건, 2018년 105건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또 국내외 증례 보고에 따르면 위장관, 피부 관련 이상 반응부터 신기능 이상, 심장빈맥, 급성간염, 중증 간부전에 이르는 등 심각한 위해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최영은 교수는 하루 세끼를 제때 챙겨 먹고 가공식품보다 원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료수, 고지방·인스턴트·배달 음식, 음주를 줄이고 제때 골고루 밥을 챙겨 먹으며 살코기·생선·달걀·두부·콩·유제품 중 1가지는 꼭 식사 메뉴에 꼭 포함해 영양불균형을 예방하고, 오이·당근·양배추·상추·버섯류·해조류는 자유롭게 드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되도록 천천히 식사해 폭식과 과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비만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로서 식생활에 관한 원칙들은 지키려고 노력하며, 자신도 하고 있고 또 할 수 있는 내용을 환자에게 알려준다는 최영은 교수. 올해에는 시간이 부족한 평일에도 운동량을 늘려 근력과 체력을 키우는 방법을 직접 실천하려고 한다. 되도록 계단을 이용하고 실내에서 틈틈이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해볼 계획이다. 생활 속에서 한 가지씩 바꿔보고 시도해볼 방법을 찾아가는 그의 노력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