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

외로움이
우울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인인구 증가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노인 환자 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노인들은 외로움이나 상실감 등으로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신체적인 질병에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어느 연령대의 우울증 환자보다 관심과 격려, 지지가 필요하다.

정리 편집실 사진 윤선우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

진료 분야 노인정신의학, 조현병, 불안장애, 기억력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기질성정신장애, 치매예방센터

진료 시간 월: 오전 화: 오후 수: 오전 목: 오후

노인정신의학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정신과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노인정신의학을 전문분야로 다루는 이정석 교수는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노인우울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노인에게 빈번한 정신질환으로는 우울증, 치매, 정신병, 불면증 등이 있다. 노인의 정신의학적 질병은 신체적 질환이나 복용하는 치료 약물의 영향도 고려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정신질환과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른 노인우울증

“노인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의학적 검사상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 복통, 두통, 관절통, 기력저하, 식욕감소 등을 호소하는 경우 노인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 치매는 아닌데 집중력·기억력 저하를 보이는 경우를 가성치매라고 하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진성치매와 감별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일반적인 우울증에서 보이는 우울감, 의욕저하, 불안, 불면, 죄책감도 노인우울증의 증상이다. 이정석 교수는 다음 체크리스트에서 노인우울증인지 자가 진단을 해보고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

노인우울증도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유전, 신경생물학적 요인, 사회심리적 요인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특히 노인우울증에서 자주 언급되는 원인에는 사별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 가족·친구들과 교류가 줄어들면서 느끼는 외로움이 있다.

“노인우울증을 진단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우울감, 흥미감소, 식욕감소, 불면 등 우울증에 해당되는 증상이 있는지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평가하고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치료법에는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가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전기경련치료,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술 등 특수치료도 시행합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계속 부정적인 얘기를 하거나 전혀 활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등 증상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다툼도 잦다. 이정석 교수는, 이러한 행동은 환자들의 뜻이라기보다는 증상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증상을 비난하기보다는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해·공감·격려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잘 받도록 독려하고 혹시나 자살 생각을 심각하게 하는 등 위험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활동과 건강 유지로 예방

노인우울증을 예방하려면 첫째,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꾸준히 운동해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적 질환이 악화되면 이 또한 노인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둘째, 사회적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노인들은 여러 가지 상실을 경험하고 이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 친구 등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회적 지지체계가 줄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종교활동, 친목활동 등으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셋째,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복지기관, 노인대학, 평생교육기관 등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취미생활을 하고, 재취업이나 자원봉사 등을 하면서 다시 한번 삶에 대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노인 돌봄에 대한 연구

이정석 교수는 2008년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노인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연구에 힘써 더 나은 노인돌봄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 또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어르신에게 의학적인 도움을 주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로서 더욱 성장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국형 노인우울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