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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세대 건강을 위협하는 근감소증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소중한 근육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그중에서도 ‘근감소증(Sarcopenia)’은 단순히 근육의 감소를 넘어 삶의 질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습니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충분히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가정의학과 박영민 교수

근감소증이란?

근감소증은 노화와 함께 발생하는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를 의미합니다. 근육도 나이를 먹습니다. 근육량은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 50대에 이르면 보통 매년 1~2%씩 손실되고, 70대에 이르면 급격히 가속화되어 신체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 활동성의 저하와 독립적인 생활 유지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는 질환으로,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이 필요합니다.

근감소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합니다. 특히 운동 부족과 영양결핍은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 신체 활동 부족, 불균형한 영양 섭취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 감염병, 암 등 급만성 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로 인한 근감소증은 여러 질환의 경과와 회복, 관리 등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근감소증 환자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근지구력이 떨어지면서 일상 생활이 어렵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자주 받아야 합니다. 또 골다공증, 낙상, 골절이 쉽게 발생합니다. 근육의 혈액·호르몬 완충 작용이 줄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만성질환 조절이 어렵게 되며,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쉽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의 진단

근감소증은 간단한 자가 진단부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걷기 속도 측정, 악력 측정,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테스트가 있으며, 이를 통해 근감소증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4m를 걷는 데 5초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 악력을 측정해 남성의 경우 26kg, 여성의 경우 18kg 미만일 때 근감소증 위험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를 30초 동안 10회 이상 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문적인 진단법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DEXA)과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을 이용해 신체의 근육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400m, 6분 보행검사 등을 실시해 보행속도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진단 방법들은 근감소증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합니다.

운동·영양·삶의 만족도 유지

근감소증은 적절한 관리와 예방을 통해 충분히 늦추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근력 저하나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 동반 질환을 확인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의학적으로는 원인이 될 만한 약물 복용 여부,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골다공증, 낙상, 연하장애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입니다.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저항 운동과 유산소운동, 균형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영양 관리도 필요합니다.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 섭취는 필수입니다. 체중 1kg당 최소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필요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산양 단백질이 노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산양 단백질은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적어 노년층에게 적합한 단백질 보충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식물성 단백질로는 콩, 퀴노아, 견과류 등이 있으며, 이는 근육 생성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복용해 근육과 뼈 건강을 유지합니다.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체적 건강관리 외에도 정신적·정서적 건강을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 관리가 필요합니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수면은 신체 회복과 근육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종교활동 등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취미 생활이나 지역사회 활동 등에 참여해 활발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충분히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