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에게 건네는 위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배추전·수제비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청춘.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영화가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이 만드는 음식으로 청춘에게 위로를 건넨다.
글 편집실 / 사진 백기광 /
푸드 스타일리스 박정윤(노하우스)
취업준비생 혜원(김태리)은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도시에서의 일상이 버거워진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남자친구만 시험에 합격하자 무작정 고향으로 돌아온다.
“배가 고파서.”
말도 없이 갑자기 왜 고향에 내려왔냐고 묻는 소꿉친구 은숙에게 혜원은 농담처럼 웃으며 답한다.
서울 생활을 하며 끼니를 ‘때우던’ 혜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허기를 지울 수 없었다. 배는 불러도 마음은 고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고향에 돌아온 혜원은 더는 배고프지 않다. 고향으로 돌아온 첫날, 극도의 배고픔을 느낀 혜원은 텅 빈 집에서 먹을 것을 찾다가 번뜩 무언가 떠오른 듯 마당 텃밭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겨우내 하얀 눈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은 배추가 있었다. 눈밭에서 급히 캐온 배추로 뚝딱 배추전을, 얼마 남지 않은 밀가루를 탈탈 털어 수제비를 만들어 고향에서의 ‘제대로 된 첫 끼’를 먹는다.
마을 사람들에게 항상 ‘금방 서울로 돌아갈 거예요’라고 말하던 혜원은 그곳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서울 생활의 부침을 위로받았다. 혜원은 다시 서울로 돌아갔지만 친구 재하는 말한다. 혜원이 조만간 돌아올 것 같다고. 어쩌면 혜원이 고향에 돌아온 첫날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추운 겨울을 잘 버텨준 배추에서 앞으로의 삶을 잘 이겨낼 혜원의 모습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