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름휴가를 위해
알아두면 쓸모 있는 약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이 무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휴가이지만, 우리는 종종 푸르고 신선한 공기, 깨끗하고 시원한 물보다 여름의 불쾌한 경험을 먼저 만나기도 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원활하고 즐거운 휴가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을 몇 가지 소개한다.
글 약제부 배수현 팀장
지긋지긋한 모기, 물리기 전에 차단하기
모기는 여름철이면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지만, 여행 중 만나는 모기는 지독한 녀석일 수 있고, 반갑지 않은 증상으로 자칫 여행 내내 기분을 망칠 수도 있다. 모기가 내 몸에 울긋불긋한 꽃을 피우기 전에 미리 손써볼 방법이 있다.
시중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모기기피제는 의약외품으로, 모기를 직접 죽이는 효과는 없지만 모기가 싫어하는 성분으로 구성돼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식약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효과 95% 이상, 최소 2시간 이상 지속)한 성분은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이카리딘, 파라멘탄-3,8-디올(PMD),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 등 4가지뿐이니 제품 선택 시 성분과 ‘의약외품’ 표시를 반드시 확인한다. 주성분과 농도에 따라 사용연령 등 제한사항이 있으므로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출된 피부나 옷 위에 사용하면 되는데 분사형 제품은 10~20cm 정도 떨어져 분사하고, 얼굴 부위에는 손에 일정량을 뿌려서 눈과 입 주위를 피해 발라준다. 자외선차단제를 먼저 바른 다음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비누와 물로 씻고, 옷도 다시 입기 전에 세탁한다. 어린이는 자주 입이나 눈을 만질 수 있으므로, 손 부위에는 바르지 않도록 하고, 강한 햇빛에 탄 피부, 상처나 염증 부위, 점막, 눈주위, 입 주위 등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알레르기 또는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물로 충분히 씻고,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도록 한다.
흐르는 땀과 작별하고
뽀송뽀송한 휴가 보내기
땀 분비는 체온조절을 위한 정상적인 생리현상이지만, 그 누구도 겨드랑이가 민망하게 젖고, 화장이 얼룩지고 지워진 채 여행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여름철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 불편하다면 땀 분비를 억제해주는 간단한 외용제를 사용해 난감한 상황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다.
염화알루미늄 성분의 외용액은 적용 부위의 표피층에 흡수되어 에크린땀샘에 물리적 마개 역할을 하는 겔을 형성함으로써 땀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한다. 또 알루미늄염의 수렴작용으로 땀구멍을 약간 수축시키는 효과도 있다. 사용법은 저녁(취침 전)에 수분을 완전히 말린 후, 땀이 많이 나는 손, 발, 겨드랑이 등에 적당량을 바르고 다음 날 물로 씻어내면 된다. 땀이 멈출 때까지 매일 사용하고, 호전되면 일주일에 1~2회로 줄인다. 사용 중 자극이 심하거나, 발적이 생기면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글리코피롤레이트 성분의 외용제는 평활근과 분비선의 땀분비를 원천적으로 억제하여 안면부위에 땀이 많은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취침 전 또는 원하는 때의 4시간 이전, 세안 후 얼굴을 완전히 말리고 눈, 코, 입을 제외한 부위에 가볍게 문질러 바르면 되고, 약액이 완전히 건조되고 10~20분 후엔 기초화장이 가능하다. 항콜린작용에 의한 입마름증, 시야혼탁과 어지러움, 두통, 발진, 자극감이 있을 수 있으며, 녹내장, 항콜린제 금기 사유가 있는 사람은 사용할 수 없다.
까맣다 못해 빨갛게 익은 피부,
일광화상에 대처하기
뜨거운 태양 아래 자칫 방심하여 정신없이 놀다 보면 어느새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일광화상을 입기도 한다. 비약물적인 초기 처치만으로 불충분한 경우, 추가적 손상을 막고, 환부의 열기를 빼줄 수 있는 약의 도움을 받아 남은 휴가를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다.
구아이아줄렌은 캐모마일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으로, 화상 부위의 염증 완화, 항균, 진정, 상처 치유 촉진 작용을 하며, 유소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자외선 흡수 방지 효과도 있어 일광화상 예방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며, 하루에 수회 피부에 발라주면 된다.
참기름에서 추출한 베타시토스테롤 성분의 제품도 유소아에게 사용이 가능한데, 항염증, 항균작용이 있으며 습윤환경을 조성하고 피부세포 재생을 촉진하여 흉터를 방지해준다. 1일 2~3회 환부에 얇게 발라준다. 트롤아민 성분의 제품은 상처부위를 청결하게 해주고 수분공급을 하여 환부 치유를 촉진하는데, 1일 2~4회 두껍게 바르고 부드럽게 마사지 해준다. 항균작용은 있지만 살균작용은 없어 감염 상처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12세 이상에서만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