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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환자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책임감과 사명감

소아외과 전호종 교수

최근 ‘소아과 대란’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소아청소년들이 병원 진료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 됐다. 특히 소아 중증외상환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소아외과 전호종 교수는 소아 환자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오늘도 아이들을 만난다.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성인외과와 다른 소아외과

소아외과는 신생아부터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수술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외과의 한 분야다. 아기의 출생 후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선천성기형뿐 아니라 외상, 후천적으로 얻게 되는 소아청소년의 외과적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소아외과는 일반 성인외과보다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소아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다’라는 말이 교과서에 나올 정도다. 전호종 교수에게 소아외과와 성인외과의 차이점을 묻자 ‘참 어려운 질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생 때 교과서에서 배웠듯이 ‘소아는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소아 환자를 진료해왔는데요.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반은 맞고 반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아도 성인과 똑같은 신체 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성인의 축소판으로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조직의 강도, 상처가 생긴 후 경과 등은 성인과 확실히 다릅니다. 제 생각에는 성인의 축소판이라고 하더라도 그 축소판을 소화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아외과가 따로 있는 게 아닐까요?”

빛과 소금처럼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겠다는 목표로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는 전호종 교수.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 내내 전문 분과를 결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다른 외과 분과에 비해 복강 내 장기부터 흉부, 경부 등 넓은 진료 영역을 보는 소아외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50명이 채 되지 않는 소아외과 전문의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중증외상환자의 손상 후 내원 소요 시간 현황’에 따르면 골든타임 내에 응급실에 내원한 10세 미만 중증외상환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소아 환자의 입원진료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는 소아외과 등 관련 전문의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소아외과 전문의는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신생아 중환자실을 갖춘 전국 상급종합·종합병원 중 소아외과 전문의를 보유한 기관은 31곳에 불과했다.

출산율이 낮아져 소아청소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소아청소년관련 전문의가 자연스레 줄어드는 추세다. 의료진에게 요구되는 기대가 커지면서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전문의들의 책임감과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지금도 저를 포함한 소아외과 전문의, 소아청소년 관련 전문의들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소아 환자들이 저를 만나 건강을 되찾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진료하고 있고, 저 역시 부모이기에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독려하며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국구 환자를 포용할 수 있는
일산병원 외과

일산병원 외과는 경기 서북부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규모와 수준을 갖췄다. 특히 중환자 외상외과와 소아외과까지 갖춰 대형 병원 못지않은 외과로 거듭났다. 전호종 교수는 각자 전문 분야를 공유하여 환자에게 가장 나은 진료를 제공하고 동료이자 가족 같은 관계로 원활하게 협력한 덕분에 지금의 일산병원 외과가 가능했다고 말한다. 또 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적극적으로 도와줘 소아외과 환자들을 잘 진료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일한다면 후회가 없을 것 같아 소아외과를 선택했습니다. 올해부터 일산병원 소아외과가 진료를 시작했는데요, 모든 소아외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일산병원 소아외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환자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효현 교수

여러 의학 드라마 속 주인공들 중 많은 이가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다.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을 다루기에 드라마틱한 일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관상동맥우회술부터 심장이식까지, 일산병원에서 심장 관련 진료를 시작한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효현 교수를 만나봤다.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심장을 뛰게 하는 의사

심장혈관흉부외과라는 명칭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알던 기존의 흉부외과가 2023년부터 공식 명칭을 심장혈관흉부외과로 바꿨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크게 심장과 폐 파트로 나뉘는데, 김효현 교수는 성인 심장혈관 수술을 담당한다.

“세부 전공을 정하기 전 서브 인턴 제도를 통해 심장혈관외과를 2주간 견학했습니다. 그때 열정적으로 환자들을 수술하고 케어하는 모습에 반해서 심장혈관흉부외과를 선택했습니다.”

심장은 우리 몸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하는 장기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져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관상동맥질환이 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협심증 및 관상동맥질환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심장마비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자의 몸에서 혈관 일부를 떼어내어 좁아진 관상동맥의 우회로를 만들어 심장근육으로 흐르는 혈류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여러 혈관에 병이 진행된 관상동맥질환 치료에 안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표준 치료로 시행된다.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원인은 노화다. 젊은 환자에게는 선천적 기형을 제외하면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할 정도의 협착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젊은 나이라고 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당뇨 같은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 높아지므로 예방하는 것이 좋다.

대동맥 수술은 대동맥류나 대동맥박리, 대동맥협착 등에 대해서 인조혈관으로 치환하여 혈류를 개선하는 수술이다. 수술방법은 대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주위 혈관과 장기의 관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심장이식까지 가능해진
일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환자에게 최선이자 최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을 포함해 과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효현 교수는 가족 같은 분위기와 거기서 완성되는 팀워크가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장점이라 말한다.

“매일 아침 심장과 폐 관련 입원환자와 협진 환자들에 대해 모든 인원이 모여 토의하며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습니다. 또 내과와 유대 관계가 좋아서 환자 케이스를 공유하면서 진료하는 것도 우리 과의 장점입니다.”

일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지난 4월 19일 심장이식에 대한 보건복지부 승인을 완료하면서 심장이식 시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외과를 비롯해 내과, 약제부, 보험심사팀, 간호부 등이 세 차례 TF를 구성해 필요한 약물, 수술 기구와 시스템 등을 점검했다. 6월 8일과 13일에는 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한 경험을 교류하기도 했다.

현재는 심장이식이 필요한 환자들 중 대상자를 선정 중이다. 김효현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근무 시절 5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모든 심장이식 수술에 참여하며 80여 건을 경험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일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심장이식 수술을 이끌 예정이다. 또 국내에서는 해외보다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이식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제 학회에 보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2년 안에 심장이식 세 건을 시행해야 좌심실 보조장치(LVAD) 삽입술이 가능합니다. 이를 단기적인 목표로 삼고 추진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 일산병원이 심장 관련 수술을 전부 할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진료와 수술, 연구까지 두루 실력을 갖춘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