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3

food

좋아하는 일에서 찾은 행복

영화 <아메리칸 셰프> 속

쿠바 샌드위치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이 되는 순간 예전처럼 마냥 좋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서 진짜 행복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편집실 / 사진 백기광 /
푸드 스타일리스 박정윤(노하우스)

칼 캐스퍼는 일류 레스토랑의 소위 ‘잘나가는’ 셰프다. 정신없이 일에 매달리는 워커홀릭으로, 누구보다 요리를 사랑한다. 칼은 유명 요리비평가 램지가 레스토랑에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메뉴를 준비하려 했지만, 레스토랑 오너의 반대에 부딪혀 기존 메뉴를 선보였다. 램지는 칼의 요리에 혹평을 남겼고, SNS 반응을 확인한 칼은 자신의 메시지가 전체 이용자에게 공개되는 줄도 모른 채 램지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두 사람의 언쟁은 점점 커졌고 칼은 램지를 다시 한번 레스토랑에 초대하는 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레스토랑 오너는 또다시 개입하며 램지에 대한 사과문을 SNS에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 자존심이 상한 칼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해고됐다.

칼은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했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런 그에게 전처 이네즈는 푸드 트럭을 추천했고, 낡은 푸드 트럭을 얻은 칼은 자신만의 레스토랑 ‘EL JEFE’를 완성했다. 칼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원하는 메뉴를 선보였다. 살짝 구운 빵에 머스터드소스를 발라 치즈와 햄, 피클을 올리고 다시 한번 바삭하게 구워낸 쿠바 샌드위치는 ‘EL JEFE’의 최고 인기 메뉴다. 칼은 푸드 트럭을 타고 여러 도시를 순회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덤이다. 푸드 트럭 메뉴들은 일류 레스토랑에서 만들었던 화려한 음식에 비하면 한없이 간단하지만 오히려 칼의 마음을 울리며 요리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무언가를 좋아했던 마음과 열정을 잊게 되는 일,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고민일지도 모른다. 푸드 트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며 행복을 찾은 칼처럼 모든 답은 내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