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쉬었을 때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
일상생활에서 목소리가 쉰 것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목소리의 변화는 성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리 편집실 / 글 이비인후과 김지훈 교수
목소리 변화의 다양한 원인
일반적으로 목감기에 걸리거나 피로가 쌓이면 목소리가 변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2~3일 정도 말을 줄이고, 목을 쉬게 해주면 회복된다. 그러나 2주 이상 안정을 취했는데도 호전되지 않으면 이비인후과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실제로 목이 쉬어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절반 정도에서는 성대에 문제가 발견됐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성대에 굳은살이 생기는 성대결절과 성대 점막에 물혹이 생기는 성대폴립이 있다.
먼저 성대결절은 목소리를 많이 쓰거나 잘못된 발성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성대가 과도하게 진동해서 특정 접촉 부위에 굳은살이 생기는 걸 말한다. 소리를 많이 지르는 소아에게 많이 발생하고 교사나 상담원 등 직업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분들에게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성대폴립은 갑작스럽게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심하게 목소리를 쓴 경우에 발생하는데, 결절과 달리 성대 점막의 혈관이 터지면서 부풀어 올라 일종의 물혹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서구화된 식습관도 목소리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요즘은 햄버거나 빵 같은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고, 커피를 일상적으로 자주 마시기 때문에 역류성 질환의 발병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역류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은 위산이 식도를 거쳐 후두까지 역류해서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
또 후두암이나 갑상선암 때문에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 특히 흡연이나 음주를 지속적으로 해온 중장년층의 경우 후두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10배 이상 높기 때문에 2~3주 이상 쉰목소리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성대 질환 치료
이러한 증상으로 내원하면 후두 내시경을 이용하면 성대를 확인한다. 2~3분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간단한 검사다. 내시경검사에서 성대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추가로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일산병원에서는 음성 정밀검사 기기를 도입해 환자들의 성대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 정밀 내시경을 통한 성대진동검사와 환자의 음성을 녹음하여 분석하는 음향검사, 소리를 낼 때 사용하는 공기의 양을 측정하는 공기역학검사등을 시행한다. 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치료 후의 결과도 판정한다.
성대 질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음성치료,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개인별로 맞춤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인 치료 방법을 살펴보면, 성대결절은 대부분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생기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발성 습관을 교정하는 음성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성대폴립은 물혹을 제거해야 빨리 음성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성대 수술은 수술 현미경을 이용하여 진행하는 굉장히 세밀한 수술이어서 전신마취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 시간은 15~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회복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수술 후 약 1~2주간은 충분한 음성 휴식이 필요하다.
올바른 성대 관리법
성대에서 윤활유 작용을 하는 것이 물이다. 목소리 건강을 위해서는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술, 담배,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홍차·녹차 등은 성대에서 분비되는 윤활유를 마르게 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높은 목소리로 빠르게 말하는 것도 성대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이런 발성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의식적으로 조금 천천히, 톤을 낮춰서 얘기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업적으로 어쩔 수 없이 목이 많이 사용한다면 퇴근 이후에는 되도록 말을 줄여 성대를 쉬도록 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목소리도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많은 사람이 목소리는 평생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목소리도 노화 과정을 겪는다. 그렇기에 항상 조심하고 아껴야 좋은 목소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