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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위트 홈,
나만의 힐링 공간

획일화된 집은 NO! 취향과 개성,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공간을 꾸미는 사람이 많아졌다. 집에 나만의 힐링 공간을 만든 일산병원 직원들을 만나봤다.

정리 편집실

집중치료실에서 이동이 불편한 환자분들의 이송을 돕는 애형준입니다.

‘힐링 공간’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거창한 듯하지만 작은 방 하나를 음악감상실처럼 꾸며놓았습니다. 고등학생 때 당시 유행하던 컴포넌트 오디오를 구매하면서 LP 음반과 CD를 모으기 시작했는데요. 수집량이 많아지면서 방을 음악감상실처럼 꾸며보자는 욕심이 생겼던 것이 이 공간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주택에 거주할 때는 공간도 지금보다 더 넓고 음량도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며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에 살다 보니 층간소음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예전처럼 맘껏 즐길 수 없어 아쉽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기타를 선물받아 여름방학 내내 음악감상실로 꾸민방에서 기타 연습만 했어요. 어머니께서 공부는 안 하고 베짱이처럼 놀기만 한다고 핀잔하신 걸 보면, 제가 음대에 진학할 줄은 예상하지 못 하셨던 것 같아요. 대학에 진학해 작곡을 전공하며 지휘자의 꿈을 키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전공을 살리진 못했네요. 그래도 음악은 제 취미이자 특기가 되었습니다.

제 공간에 들어가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이곳에서 음악뿐만 아니라 다른 취미 활동을 하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도 있고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일과 중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잊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가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금도 너무 만족하지만 방음장치를 설치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파트에 살다 보니 음량을 어느 정도 제한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스펀지나 종이 계란판 등을 활용해 방음을 하고 싶어요. 클래식을 감상하다 보면 음향에 신경 쓰게 되는데, 볼륨이 커야 음악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세밀한 감상을 위해서 방음장치를 설치할 생각입니다. 또 피아노를 새로 마련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방음에 더 욕심이 납니다.

신경과·가정의학과·감염내과 환자가 주로 입원하는 101병동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소은입니다.

어렸을 때 TV나 인터넷에서 연예인들이 집에 영화관이나 작업실 등 자신만의 공간을 꾸민 것을 보고 나도 커서 독립하면 꼭 저런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커서 독립한 나’가 되어 보니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다 결혼 후 신혼집을 알아보면서 몇 달을 헤맨 끝에 지금의 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락방이 딸린 작은 주택인데, 다락방을 보자마자 나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사 후에도 꽤 오랜 시간 다락방을 방치했어요. 막상 꾸미려고 하니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작년 겨울 시작한 미싱에 빠지면서 재봉틀을 비롯해 다리미, 가위 등 재료를 하나둘 사 모으면서 다락방을 제 취미 공간으로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제 다락방의 콘셉트는 ‘나만의 미싱공방’입니다. 빈티지한 느낌으로 꾸며놓고 주로 미싱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최근에는 원피스나 블라우스, 에코백, 스트링 파우치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미싱 작업을 하다 지치면 뜨개질을 하기도 하고 바닥에 편히 누워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다락방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합니다.

다락방은 저에게 재충전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제가 소심하고 매사에 걱정이 많은 성격이거든요. 걱정거리가 생기면 계속 그 생각만 하면서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고 겁을 먹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최대한 머리를 비우려고 노력하는데 다락방에서 아무 생각 없이 손을 움직이면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미싱 작업을 한참 하다 보면 머리가 비워지고 차분히 생각도 정리되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돼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나의 취향이 듬뿍 담긴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냈다는 성취감과 재미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