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돌보는
코로나 집중치료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신규 확진자는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산병원 코로나 집중치료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중증 환자를 돌보고 있다.
글 김희연 / 사진 송인호
코로나19 환자에게 최적화된 일산병원
코로나 집중치료실은 내과계 중환자실로 운영을 시작했으나 일산병원 병동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동으로 전환됐다. 2020년 12월 17일부로 일산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코로나 집중치료실로 업무를 시작해, 코로나19 환자 중 투석치료, 에크모 장비 등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12병상 규모로 운영되며 지금까지 환자 3,300여 명이 거쳐갔다.
최근 병원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경증 병상, 중환자 병상 등을 운영 중이다. 만약 경증 병상에 입원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된다면 중환자 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전원해야 한다. 하지만 일산병원은 코로나19 경증 병상부터 중환자실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어 환자가 입원하면 따로 전원할 필요 없이 병동을 옮기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스텝 업/다운이 가능해 환자를 더욱 면밀하게 살필 수 있다.
일산병원 전체 병동의 절반에는 일반 환자가 입원해 있는데, 오미크론처럼 전파력이 높은 상황에서는 일반 병동에서도 수시로 코로나19 환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 다른 병원은 자체 원내 코호트 격리를 하거나 감염 환자의 전원을 알아봐야 한다. 이 과정이 지체되면 원내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게 된다. 반면, 일산병원에서는 필요 시 보건소와 상의하에 원내 수용이 가능하여 타기관에 비해 원내 감염관리에 이점이 있다.
기억에 남는 환자
일산병원은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의 출산이 가장 많이 진행된 병원이다. 확진 임신부의 출산은 일반 출산 대비 훨씬 많은 인력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분만 대응체계를 마련한 덕분에 많은 코로나19 확진 임신부가 일산병원에서 출산했다. 이정모 교수는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로 확진 산모를 꼽았다. 상태가 심각해 인공호흡기와 에크모 장비까지 달고 있던 환자다. 에크모 장비로 인해 검사나 시술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계속된 출혈로 수혈이 많이 필요했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헌혈량이 줄어 혈액도 부족했다. 이때 코로나 집중치료실 간호사들은 헌혈자가 환자를 지정하여 헌혈하는 ‘지정헌혈’을 떠올렸고, 그 환자를 지정해 헌혈에 참여했다. 그 덕분에 환자는 수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여태까지 봤던 환자 중 상태가 가장 안 좋았습니다. 치료 중간에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환자분이 잘 견뎌낸 덕분에 건강하게 출산하셨고, 현재 재활의학과에서 호흡재활을 진행 중이십니다. 산모와 아이가 모두 무사해 코로나 집중치료실 구성원들에게 더욱 기억에 남는 환자입니다.”
함께 나아가는 과정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온 코로나 집중치료실 구성원들. 환자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선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해야 해 체력 소모도 크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다 보니 감염 위험도 있다. 또 지금처럼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더욱 정신이 없다. 이정모 교수가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쉴 수 있을 때 푹 쉬고 일할 땐 집중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부주의로 인한 감염을 막을 수 있고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집중치료실에서는 간호사, 인턴, 전공의, 전문의 할 것 없이 서로 도우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중환자실은 늘 업무량이 많은데,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 코로나 집중치료실에는 2~3주 후 여파가 나타난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 앞으로의 한 달이 매우 바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코로나 집중치료실. 하루빨리 방호복을 벗고 환자를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코로나 집중치료실 구성원들은 오늘도 방호복을 챙겨 입는다.
“모든 구성원이 지치지 않으면서도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혼자 걸으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걸으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처럼 코로나 집중치료실은 환자 안전과 건강증진을 목표로 함께 멀리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