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분석:
팽대부주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를
권할 수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국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생산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 통계청은 이미 2000년에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고 보고했고
2019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은 2026년 이후 전체 인구의 20%가
고령인구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글 간담췌외과 이진호 교수
노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팽대부주위암
다른 악성종양에 비해 췌장두부암, 원위담관암, 십이지장암, 바터 팽대부암과 같은 팽대부주위암은 노년기에 발견되는 경향이 있으며, 진단 당시의 팽대부주위암의 중위 연령은 70세 전후로 알려져 있다. 팽대부주위암을 수술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이 시행된다. 현재는 수술 기법이 향상되고 수술 전후 관리가 발전한 덕분에 안전한 표준치료법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췌장,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한꺼번에 제거하여 치료 범위가 매우 넓고, 위장관 재건을 위한 문합 부위가 3군데나 되므로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과거에는 수술 후 사망률과 이환율이 높기 때문에 팽대부암의 치료에서 췌십이지장절제술의 역할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절제 가능한 팽대부암이 있는 고령 환자에게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록 췌십이지장절세술이 안전한 수술로 간주되고 있지만 수술 이후 합병증의 이환율은 최대 47%로 여전히 높으며, 0~8.8%나 되는 사망률 또한 간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팽대부암에 대한 근치적 수술 후 장기생존율은 췌장두부암이 약 20%, 바터팽대부암이 50% 정도로 보고된다. 따라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하기 위한 의사 결정은 기대수명, 수술 후 발생할 합병증과 관련한 사망률 및 장기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암의 종양학적 특성을 고려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는 팽대부주위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수술 유무 및 기저질환, 연령에 따른 생존율을 분석해 절제 가능한 팽대부주위암 환자의 치료 성적을 알아보고자 진행했다. 이러한 결과는 고령이지만 절제 가능한 팽대부주위암 환자에 대한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 주치의, 고령환자 본인 및 가족구성원이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Fig 2> 연령별 팽대부주위암 발생률
(10만 명 당 발생률)
<Fig 3> 팽대부주위암으로 시행한 췌장십이지장
절제술 횟수(10만 명 당 발생률)
<Fig 4> 연령별 팽대부주위암으로 시행한
췌장십이지장 절제술 횟수(10만 명 당 발생률)
고령 환자의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연구
2002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팽대부주위암으로 진단된 환자 총 148,08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이 중 남자가 83,685명(56.5%), 여자가 64,395명(43.5%)이었으며 평균연령은 각각 67.5세, 72.4세였다. 국내 팽대부주위암 발생률은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70세 이상(p<0.001), 80세 이상(p<0.001) 환자에서 팽대부주위암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함을 알 수 있다(Fig. 2). 팽대부주위암 진단 후에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총 22,340명(15.1%)이었으며, 연구 기간 동안 수술을 받는 환자의 수가 증가할 뿐 아니라(p<0.001)(Fig. 3) 수술받는 고령 환자 역시 점차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Fig. 4). 전반적으로, 절제된 팽대부암환자가 절제되지 않은 팽대부암 환자보다 유의하게 우수한 생존결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표 1>은 80세 이상의 환자에서 팽대부주위암 절제술 후 단기 및 장기 생존 확률을 요약한 것이다. 수술 후 30일, 90일, 1년, 3년, 5년 생존 확률은 각각 98.7%, 90.8%, 69.7%, 44.7%, 36.8%로 나타나 절제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p<0.001).
그리고 바터팽대부암(AOV)의 5년 생존율이 53.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십이지장암(DUO, 51.4%), 원위담도암(BD, 40.3%), 췌장두부암(PHC, 34.4%) 순이었다. 반면 팽대부주위암을 절제하지 않은 환자의 1년 전체생존확률은 21.5%(range, 15.2~46.8%)로 나타났다.
그리고 <표 2>는 80세 이상 환자에서 췌십이지장절제술 시행 여부에 따른,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의 차이와 CCI 값의 차이를 보여준다. 고혈압과 당뇨병의 유병률, CCI 값은 수술을 받은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으며, 수술을 받은 팽대부암 환자의 생존율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고려할 때, 절제 가능한 팽대부주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를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연구 논문은 European Journal of Cancer(Impact Factor=9.16)에 2021년 2월 20일 게재되었다.
<표 1> 80세 이상 환자의 팽대부주위암 절제술 후
단기 및 장기 생존 확률 요약
<표 2> 80세 이상 팽대부주위암 환자 중 성별,
동반 질환 및 암에 따른 생존율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