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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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환경을 넘어 이제는 환경을 보호해야만 하는 필(必)환경 시대다. 최근 MZ세대들은 환경을 생각하고 지구를 지키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무자비하게 쌓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목격하며 지구와 인류의 공존을 위해 환경보호를 행동으로 실천한다.

정리 편집실

우리 모두 ‘용기 내 챌린지’

정부가 코로나19로 식당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포장과 배달을 권고하면서 배달 음식 시장이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9월 환경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주문량은 75% 증가했고,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하루 평균 84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비닐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톤으로 11.1% 증가했다고 한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급격히 늘었지만, PET, PP, PE 등 제각각인 소재 때문에 재활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용기 내 챌린지’는 한 번 음식을 포장할 때마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의 환경운동으로, 일회용품 대신에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해 오는 것이다. 용기(勇氣) 내서 용기(容器)를 내밀자는 뜻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배우 류준열이 시작한 이 운동은 지난 2월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다회용기를 사용해 장을 보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도 용기 내 챌린지의 일환이다. 2018년 8월 시작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매장 내의 플라스틱컵 사용 전면 규제로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더욱 늘었다. 커피전문점들은 플라스틱 컵 사용 자제와 다회용 컵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개인 컵 사용 고객에게 음료값을 할인해주는 제도도 마련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적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4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운동에 환경보호 효과까지, 플로깅

‘플로깅(plogging)’이란 이삭줍기를 의미하는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한다. 한국어 ‘줍다’와 조깅을 합성해 ‘줍깅’이라고도 불린다.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조깅이 아니더라도 등산하거나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도 플로깅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플로깅, #줍깅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플로깅을 널리 알리며 참여를 독려한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 강조되면서 기업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환경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쓰레기를 줍는 사진을 개인 SNS에 업로드하는 ‘플로깅 챌린지’를 실천해 화제를 모았고, 현대자동차는 지구의 날을 맞이해 방탄소년단과 함께한 특별 영상에 플로깅 실천 모습을 담았다.

리사이클링? 이젠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은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업그레이드해 리사이클링 하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새활용’이라고 한다. 폐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들어 연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스위스의 국민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도 업사이클링 사례의 하나이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이미 많은 나라에서 각광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서울시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인식을 넓히고 업사이클링 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서울새활용플라자를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업사이클링 관련 교육, 워크숍, 학술행사 등을 진행하고 입주업체들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2003년부터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특별한 매장을 선보였다.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문을 연 ‘공병공간’의 인테리어에 공병 약 23만 개를 분쇄해 만든 마감재를 활용했다.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업사이클링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며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환경보호는 이제 일부 사람들의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