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퇴임한 심장내과 양주영 교수가 일산병원을 떠난 소회를 전해왔습니다. 젊음을 바친 일산병원이 스무 해를 넘기고 어엿한 건강보험 모델병원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는 양주영 교수는 일산병원의 무궁한 발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글 편집실 / 사진 편수한, 홍보실
2005년 12월 외래 진료실에서 양주영 교수
정년퇴임행사에서 병원장님 및 동료 의사들과
잊지 않겠습니다
2000년 1월 개원과 동시에 입사한 제가 퇴임을 맞았습니다. 일산병원의 역사와 함께 20년을 걸어왔습니다. 개원 당시 우리 병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반 우려반이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는 유일한 보험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며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심장내과에서 전동운 선생과 함께 응급환자 시술을 담당하면서 정신없이 보냈던 때가 엊그제 같고 많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응급시술을 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는 날이 많았고, 응급으로 살려온 환자가 저와 동갑이었는데 추운 겨울 운동하다 갑자기 심장이 마비되어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유명을 달리한 일은 안타까운 마음이 지금도 여전합니다. 1박 2일간 진행된 내과발전 세미나에서는 일산병원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밤새 토론하고 같이 고민했고, 의학잡지의 선두주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공동저자로 등재되며 유수 대학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일산병원의 무한한 의학적 잠재력에 벅차하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고맙습니다
심장내과 식구들, 심도자실 직원들, 심장계 중환자실 간호사님들, 심장검사실 직원들, 수간호사 선생님들, 외래식구 모두의 덕분에 제가 무사히 정년까지 일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외래 이철숙 직원에게는 좀 더 특별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외래 진료를 시작할 때부터 정년퇴임하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저의 진료실에서 조용히 또 꾸준히 자기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며 함께했습니다. 저보다도 더 환자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챙기며 친절하게 대해주어 환자들에게 일산병원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준 둘도 없는 보배 같은 직원입니다.
Angioplasty Summit-TCTAP 2010 심장중재시술 시연회
Angioplasty Summit-TCTAP 2010 심장중재시술 시연회
기대하겠습니다
개원과 함께 입사해 젊음을 바친 병원이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근무했습니다. 정든 병원을 떠나고 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성장기를 거쳐 어엿한 성인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건강보험 모델 병원으로 자리 잡은 일산병원을 보면 뿌듯합니다.
퇴직하고 나니 우선 큰 짐을 내려놓은 느낌입니다. 지금은 병원 측의 배려로 건강증진센터에서 국가검진 문진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하다 보니 중국 후한 말기의 명의 화타(華陀)의 말이 생각납니다. ‘훌륭한 의사는 증세를 잘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적으로 질병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몇 년 뒤에는 초야에 묻혀 조용히 지내면서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전국을 누빌 계획입니다.
일산병원 태동기부터 함께하며 우리 일산병원이 걸음마를 떼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단단히 다진 것이 저의 소임이었습니다.
앞으로 훌륭한 후배 의사들을 중심으로 일산병원 식구들이 단합한다면 일산병원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산병원의 무궁한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09년 심장내과 단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