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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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병원의 스마트화는 최근 더 가속화되고 있다. 일산병원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스마트화를 진행하던 중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지원 사업 대상 의료기관으로 선정되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오성진 스마트병원사업본부장이 있다.

김희연 / 사진 송인호

스마트병원을 선도하다

일산병원은 2020년 10월 보건복지부 주관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지원 사업 대상 의료기관으로 선정되며 스마트병원 사업본부를 조직했다.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지원 사업은 2020년 7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한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중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것이다. 한국판 뉴딜 정책 중 디지털 뉴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처음으로 진행된 사업이어서 전국 병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의 유수 병원들이 지원했고 일산병원은 다섯 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동안 우리 일산병원이 다른 기관과의 협업으로 여러 사업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단독 사업 책임자로 선정된 것은 개원이래 처음입니다.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전담 조직을 꾸려 사업을 수행했습니다.”

일산병원은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전부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선정해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었다. 병원 내에 형성된 스마트화의 흐름과 디지털 뉴딜 정책 발표 상황이 맞아떨어지며, 진행 중이던 여러 사업을 모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지원 사업으로 확장했다.

스마트화 과정에서 겉으로 보이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시스템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와 운영 체계 등 인프라 구축에 더욱 방점을 뒀다. 보통 스마트병원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로봇이나 태블릿 PC 등도 중요하지만, 이는 스마트화의 극히 일부분이고 본질은 하드웨어를 구현할 수 있게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병원처럼 커맨드 센터나 로봇은 없지만, 병원 모든 곳에 무선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스캐너와 관리 서버를 설치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역사회를 잇는 스마트병원

일산병원 스마트화만의 강점이자 특징은 병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어우른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더욱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일산병원은 국내 유일의 보험자 직영 병원으로 지역사회에서 작동하는 효율적인 ‘커뮤니티 케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케어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시간을 줄이고, 재택에서 보살핌을 받는 시간을 늘려 전체적인 보건 서비스의 총합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병원이 먼저 스마트화해야 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보건 서비스의 스마트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산병원은 고양시 전체의 스마트화를 꿈꾼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이번 사업을 계기로 지역사회를 잇는 병원의 스마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의 개원병원, 보건소, 가정이 스마트화하고 일산병원은 모든 걸 총체적으로 관리해주는 총괄센터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7개월 정도로 길지 않은 기간이었는데도 모든 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사업에 사용된 아이템이나 솔루션이 일산병원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들을 활용했기에 일산병원 상황에 맞는 맞춤화 작업이 필요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반지의 경우 원래는 개인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다. 두세 달에 한 번 주치의가 개인 환자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용도인데, 일산병원은 개인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이를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추가 개발이 필요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스마트화가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스마트화라는 것이 이미 오랜 시간 익숙한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과정이기에 처음에는 스마트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편리한 기능이라고 해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죠. 스마트병원사업본부에서는 수많은 아이템과 솔루션 중에서 우리 병원에 맞는 옥석을 가려내고 도입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스마트병원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과연 ‘스마트’병원은 어떤 병원일지 고민이 많았다는 오성진 본부장.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TV가 일반 휴대전화나 TV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듯이,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환자에게서 뽑아내고 가공하여 의료진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스마트병원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일산병원은 시범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스마트화에 힘쓸 계획이다. 성과를 논하기에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지역사회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생체징후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를 활용하면 확진자의 데이터로 환자의 경중을 따져 생활치료센터와 전담의료기관, 거점전담병원 중 어디로 이송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또 재활의학과와 심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번에 도입한 솔루션을 활용한 연구를 구상 중이다.

“스마트병원 사업을 계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코로나19 종식 후의 활용방법입니다. 현재 사업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상황 조건에 맞춰 구상했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활용법을 고민 중입니다. 앞서 언급한 커뮤니티케어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일산병원은 질적으로 또 양적으로 더 풍부한 데이터를 환자에게서 확보하는 방법, 그리고 데이터들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가공하는 방법, 환자와 의료진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 병원의 스마트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1. 웨어러블 디바이스 반지
2. 위치 확인 비콘
3. 냉장고 온도 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