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그중 병원만큼 잘 듣고 잘 들어줘야 하는 곳이 있을까요?
박병규 교육수련실장과 백은정 적정진료지원팀 환자경험 파트장에게 병원에서
‘듣다’의 의미는 무엇인지 들어보았습니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어느 곳이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그중 병원만큼 잘 듣고 잘 들어줘야 하는 곳이 있을까요? 박병규 교육수련실장과 백은정 적정진료지원팀 환자경험 파트장에게 병원에서 ‘듣다’의 의미는 무엇인지 들어보았습니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 관계
일산병원에서 두 분은 어떤 인연이 있으신가요?
박병규 실장 : 2015~2017년에 적정진료실 차장으로 있었습니다. 당시 백은정 파트장님은 CS 강사로 고객만족과 환자경험분야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별도의 교육과정도 밟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부서로 이동한 후 백은정 파트장님이 적정진료지원팀으로 가셨는데 준비된 분이 제자리를 찾아가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가지 일로 만나서 상의한 적이 많습니다.
백은정 파트장 : 환자경험 파트는 고객상담실에서 민원을 접수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교수님들께 의학적 자문을 요청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병규 실장님은 소화기내과 전문의로서 항상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교육수련실과 적정진료지원팀 모두 병원에 꼭 필요한 부서이지만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병규 실장 : 교육수련실은 크게 두 가지 업무로 나뉩니다. 첫째로 전공의 수련과 관련하여 전공의 선발부터 수련과 교육, 수련 환경 제공, 수련규칙 준수 관리 등 관련 업무를 모두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전공의 수련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돼 이를 위해 수련 환경개선과 수련규칙 준수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전문의들의 학회와 연수, 내외부 교육을 관리합니다. 연구실 배정이나 연구실적 관리도 교육수련실이 담당합니다. 저는 교육수련실장으로서 우리 실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백은정 파트장 : 적정진료지원팀은 세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질 향상 및 환자안전 파트, 진료 적정성 파트, 그리고 제가 일하고 있는 환자경험 파트입니다. 환자경험 파트에서는 우리 병원의 핵심 가치이자 행동 원칙인 환자중심의 병원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흔히 민원이라고 하는 환자 고충 상담과 처리, 의료분쟁, 환자경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합니다.
두 부서가 업무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있나요?
박병규 실장 : 많은 부분을 공유합니다. 입원환자들은 전문의보다 전공의와의 접촉이 훨씬 잦습니다. 그렇기에 환자만족을 위해서는 전공의들의 응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공의 관련 민원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발견되면 두 부서가 함께 논의해 해결점을 찾습니다. 또 해마다 신규 전공의가 들어오면 적정진료지원팀에 교육을 부탁합니다. 적정진료지원팀이 진료 현장의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 두 부서는 환자경험에 대해서만큼은 같이 공유하고 개선해나가는 파트너 관계입니다.
백은정 파트장 : 전공의나 인턴도 환자경험 교육이 필요한데, 워낙 바쁘고 순환 근무를 하다 보니 이것이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교육수련실에서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며칠전에도 환자경험 관련 내용과 포스터를 전달했습니다. 전공의들이 잘 볼 수 있는 공간에 비치해주기로 하셨습니다.
근무지는 같지만 맡은 일이 다르다 보니 각자의 업무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동안 궁금한 점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박병규 실장 : 아무래도 파트장님께서는 민원 업무를 맡아 환자들의 불만을 직접 듣고 계신데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백은정 파트장 : 일을 하다 보면 곤란한 상황이 많습니다. 민원이나 분쟁을 다루는 부서이다 보니 감정 소모도 크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의료법이나 판례, 기존 사례 등을 찾거나 박병규 실장님처럼 병원 내 경험 많은 직원들께 여쭤보며 효율적인 처리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또 인간 백은정과 파트장 백은정을 분리해 생각합니다. 일종의 부캐처럼요. 그러면 일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덜어져 마음이 편합니다. 실장님께서는 전공의나 인턴에게 어떤 방법으로 다가가시는지 궁금합니다.
박병규 실장 : 저는 젊은 전공의나 인턴에게 상사나 관리자가 아닌 ‘선배’로 다가가고자 합니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고 후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작은 건의사항이라도 흘려듣지 않고 가능하면 개선해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후배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직원과 고객의 소리를 듣다
병원에서 환자경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두 부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을 것 같습니다.
박병규 실장 : 환자경험 중 전공의 관련 부분은 교육수련실과 적정진료지원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적정진료지원팀이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면 교육수련실에서 보완하거나 개선하고 있습니다. 우리 실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알려주어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백은정 파트장 : 치료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병원의 패러다임이 변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2년에 한 번 환자경험 적정성 평가를 진행합니다. 한순간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환자경험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확인하는 평가이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 정말 기운 내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환자경험은 서비스가 아닌 문화라는 생각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두 분에게 ‘듣다’란 어떤 의미인가요?
박병규 실장 : 저에게 듣는 것은 ‘일의 시작’입니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업무를 파악하고 해결점을 찾으려면 상대방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실에서는 전공의와 전문의의 요구, 직원들의 고충과 의견을 잘 듣는 것이 업무의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은정 파트장 : 듣는 것은 모든 일의 처음이자 끝이고 소통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잘 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야 만 환자들의 진심이 들리더라고요. 또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해결되기도 합니다.
2021년 계획과 기대하는 모습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병규 실장 : 2020년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교육수련실에서 계획했던 많은 일이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올해도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여러 제약이 있겠지만, 교육수련실의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은정 파트장 : 올해는 긍정적 환자경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 우리 일산병원에 환자경험이 서비스가 아닌 문화로 자리 잡는 2021년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