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일부터 2021년 7월까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Princess Margaret Cancer Center(PMCC)에서 연수를 했습니다. 많은 분의 배려로 건강히 잘 다녀왔다는 감사 인사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글 종양혈액내과 장명희 교수
코로나19로 시작하고 끝난 연수
2020년 8월 1일부터 2021년 7월24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UHN(University Health Network) 소속의 Princess Margaret Cancer Center(PMCC)에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UHN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research hospital로, 산하에 (Toronto General Hospital, Toronto Westerin Hospital, Princess Margaret Cancer Center, Toronto Rehabilitation Institute, Michener Institute) 등 5개 기관이 있습니다.
저는 Princess Margaret Cancer Center(PMCC)의 Dr. Dennis DH Kim과 PhD Jian Liu의 팀에서 University of Toronto의 Molecular Genetics 소속의 Dr. Zhaolei Zhang, Simon Kim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Dr. Liran Shlush과 샘플을 분석해준 OICR의 Dr. Sagi Abelson, Princess Margaret Genomic Center(PMGC)의 Dr. Troy Ketala Gurbaksh Casi와도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연수는 코로나19 자가격리로 시작해 자가격리로 끝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캐나다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3월부터 록다운이 진행됐었지만 제가 도착하기 한 달 전쯤인 6월부터는 일상이 회복되는 분위기여서 희망을 품고 캐나다로 향했습니다.
8월에는 온라인 트레이닝을 시작했고 이후 3개월 정도는 연구실에 출근하고 프로젝트를 배정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11월 23일부터 토론토시 전체에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이 재개됐고 크리스마스 연휴부터는 온타리오주 전체가 셧다운 상태가 되었습니다. 올 1월부터는 여기에 더해 ‘Stay at home’ 지침이 내려져 거의 두 달 이상 계속되었고, 3월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서 규제가 풀렸으나 4월부터 다시 두 달간 ‘stay at home’ 지침이 이어졌습니다. 그 후로는 현재 캐나다의 방역 정책은 세 단계로 나눠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은 인구수에 따라 6월 11일에는 스텝 1로, 6월 30일부터는 스텝 2, 제가 귀국하기 얼마 전부터는 거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스텝 3으로 완화됐습니다.
제가 이러한 과정들을 좀 길게 설명드린 이유는 이런 상황이라 저의 모든 연구가 처음 계획과 달리 재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고, 대부분의 연구가 온라인 미팅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이 온라인 미팅에 참여하다 보니 영상의 배경이 전부 집 안이라는 게 코로나19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Leukemia grand round가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 미팅으로 이뤄졌는데 대부분의 강연자가 미국에서 실시간으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하버드나 UCSF 소속 강연자들을 거의 매주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2020년에는 학회도 모두 virtual meeting 방식으로 열려 국내에서보다 참여 기회가 많았고 별도의 시차 적응 없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임상과 연관된 검사법에 대해 임상 의사들이 바이오회사와 지속적인 미팅 및 의견 교환을 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권위자들의 연구를 지켜본 좋은 기회
저는 주로 Single-cell sequencing과 CML 다기관 연구에 참여하였습니다. Single cell sequencing은 PMCC에 가기 전에는 저에게도 굉장히 낯선 개념이었습니다. NGS 검사는 Cell을 모두 분해해서 DNA와 RNA로 나누어 거기서 분석을 하는 일종의 Bulk cell sequencing인 데 반해 Single cell sequencing은 세포 하나 하나의 DNA와 RNA을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실제로 cell의 다양성을 좀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어 치료 및 예후에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앞으로 환자 치료에 도입된다면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파일럿 케이스 sequencing 진행을 했고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CML 연구는 PMCC의 주도로 다국적·다기관·전향적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을 옆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치료는 국내에서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gene sequencing이나 이런 sequencing이 되고 나서 실제 임상 정보가 어떻게 연계 분석을 하는지에 대해서 과정을 살피고 CML 분야 권위자들의 연구 진행 과정을 지켜본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Single-cell 플랫폼을 경험하고, 통계 프로그램을 조금 더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습니다. 또 PMCC의 Leukemia Clinic과 리서치 체계를 옆에서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고 추후 어떠한 리서치를 진행할 때 협업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실제 연구진과 만나며 소통하는 자리가 없어 많이 아쉽기는 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제한은 많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러한 기회를 주신 일산병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더 나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