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II

research

통풍 유병률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년 동안 5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여 약 2.0%에 도달했다. 특히 남성과 고령에서의 유병률이 높아 2015년 80대 남성의 경우 8.7%에 달한다. 단순 관절질환이라는 환자들의 인식과 달리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확한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류마티스내과 박진수 교수

통풍은 요산의 과도한 합성, 소변으로의 배출 장애로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다. 이렇게 요산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서 만들어진 요산 결정체는 관절 및 연부조직에 침착된다. 만약 통풍을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 결정체는 tophi를 형성하면서 관절의 변형을 유발하고 관절의 기능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게다가 신질환과 신장결석 등 관절 외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치료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가 통풍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 관절질환이라고만 생각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실정이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생활 습관의 변화로 인해 통풍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풍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이 매년 8.5%씩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통풍으로 소요되는 건강보험 진료비가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다. 2001~2008년 통풍 유병률을 조사한 정책연구 결과, 2008년 대한민국 통풍 유병률은 0.4%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국내외 연구 결과 및 임상적으로 체감하는 통풍 유병률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유병률이 낮게 평가될 경우 질병의 중요도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가 떨어져 제대로 된 예방 및 치료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풍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유병률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기존 정책연구에서 정한 통풍의 정의인 ‘주상병 1회’에서 상병의 범위를 넓혀 최근 유병률을 재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시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맞춤형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2002년 1월 1일~2015년 12월 31일 사이에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통풍 코드(KCD M10.0)를 주진단 + 부진단 4개에 포함하여 공단에 청구된 20세 이상 환자들의 자료를 조사했다. 가장 최근인 2015년 기준으로 볼 때 통풍 유병률은 2.0%였다.

남녀 성비는 교과서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3.0~3.8:1로 남자에서 유병률이 높았으나, 이전 2001~2008년 연구(남:녀 = 5~9:1)에 비해 여자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대별로 비교해볼 때, 80세 이상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았다. 20대와 비교해 약 7.5배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15년 80대의 통풍 유병률은 10만 명당 4,045명으로, 평균 유병률의 두 배에 달했다. 이는 노령일수록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통풍이 동반되거나, 사용하는 약물로 인해 요산 대사가 방해를 받아 통풍 발생이 늘어나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유병률의 연도별 증가를 보면, 경우 2002년 10만 명당 388명에 비해 2015년에는 10만 명당 2,005명으로 14년 동안 약 5.17배가 증가했다. 남녀의 증가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대별로 봤을 때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80세 이상에서의 유병률 증가가 13배로 가장 두드러져 고령일수록 환자가 많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소득분위를 볼 때 의료급여 수급자를 제외하고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통풍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되어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고기 섭취가 늘면서 통풍의 유병이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의료 이용이 쉬울수록 통풍으로 진료를 보기 수월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를 통해 전반적인 통풍의 유병률 변화를 이해하여 향후 유병률 변화를 예측할 수 있었다. 또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 및 소득 수준별 의료 이용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환자와 의료진에게 통풍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Journal of Rheumatic Disease> 2020년 7월호에 실렸다.

<2002∼2015년 연간 통풍 환자
10만 명당 성별 유병률>

<2002∼2015년 연간 통풍 환자
10만 명당 연령별 유병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