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현대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너무 흔하게 사용되다 보니, 오히려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쉽게 넘기거나,
이 정도쯤이야 하고 당연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쌓여 만성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술 먹게 하는 세상,
스트레스를 술로 풀면 악순환
술을 마시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스트레스를 받아서’라고 답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음주가 가지고 있는 좋은 기능 중에 하나다.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좋은 기능이란 당연히 ‘적당한’ 수준까지 마셨을 때의 음주를 말한다.
퇴근 후 직장 동료와 혹은 가족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오늘 있었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을 서로 이야기하고 격려하는 일. 상상만으로도 피로와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런데 이 술 한 잔이 적정선을 넘어서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월요일은 원래 마시고, 화요일은 화끈하게 마시고 수요일은 수수하게 마시고, 목요일은 목숨 걸고 마시고 금요일은 금방 마시고 또 마시고….
직장인이라면 이 엄청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습관적으로 스트레스를 음주로 해소하려고 한다면 해소가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은 물론, 알코올 중독의 위험까지 초래하게 된다.
그 이유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중독성을 가진 물질이기 때문이다.
중독성이란 반복해서 섭취할 경우 내성과 의존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그 누구라도 반복적으로 많은 양을 마시고 있다면 알코올 중독의 위험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중독을 이야기할 때 ‘접근성’이라는 개념을 빼놓을 수 없다.
접근성은 ‘얼마나 쉽게 그 물질을 접할 수 있는가’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얼마든지 쉽고 빠르게 술을 구하거나 접할 수 있다.
이렇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술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반복적으로 마시다 보면 결국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오전까지 숙취로 힘들어하다가 퇴근 무렵 ‘오늘 약속 없나’하고 휴대폰을 확인하는 모순에 빠져있다면
‘나의 음주는 적당한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다시 말해 적절한 음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알코올 중독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므로 기분 좋은 수준까지만 마시는 음주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오전까지 숙취로 힘들어하다가 퇴근 무렵 ‘오늘 약속 없나’하고 휴대폰을 확인하는 모순에 빠져있다면 ‘나의 음주는 적당한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다시 말해 적절한 음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알코올 중독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므로 취하지 않고 기분 좋은 수준까지만 마시는 음주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여성, 자궁을 보호하라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 유명한 아리아 소절에는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바람에 의해 왔다 갔다 하는 변덕스러운 여자의 마음을 빗대어 노래한 것이다. 실제로 여성은 생리주기에 따라 두 가지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기분이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이런 감정기복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같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몫이기도 하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평생 약 450번의 생리를 한다. 생리통뿐만 아니라 결혼 후 산고의 고통까지, 이 과정에서 여성의 난소와 자궁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직장 내의 일상적인 스트레스까지 작용한다면? 지금까지 보고된 몇 가지 연구에 의하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생리불순(오랫동안 생리가 없거나 주기가 아닌데도 출혈이 있는 경우)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의 호르몬 시스템에 경쟁적으로 작용하여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작용으로 생리불순뿐만 아니라 자궁근종이 생길 수도 있고, 자궁내막을 두껍게 하는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난포 호르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적이 있다. 진료를 보다 보면 생리불순 환자들의 10명 중 8명은 직장인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과중한 업무 또는 스트레스를 받고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한다. 얼마 전 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직장을 다니고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연유산의 비율이 1.5배 정도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임신 초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우리 정신과 몸을 단련해주는 자극제가 될 수는 있지만, 지나치면 여성의 생리불순, 생리통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증상이 더 악화된 경우 스트레스가 위험수위에 있지는 않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하얗게 불태워 버리다
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DROME)
연탄이 다 타버리고 나면 하얗게 되듯이, 사람도 일을 하다보면 다 타버려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탈진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를 번아웃 증후군이라 하는데,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슬럼프에 빠지며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면서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다.한국사회는 직장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야근은 기본이고, 휴일에도 잔업을 처리하는가 하면, 뜨거운 열정과 실수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덕목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직장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일을 그만 둬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은 당연히 자기 능력 이상의 에너지를 쏟아낼 수밖에 없다.번아웃 증후군은 일이 실현되지 않거나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가 극도로 쌓였을 때 나타난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전력을 다하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며, 강도 높은 노동, 긴 노동시간에 비해 짧은 휴식시간, 노동에 비해 적은 보상 등 사회적 요인도 번아웃 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번아웃 증후군이 나타나면 의욕이 저하됨은 물론 성취감을 느낄 수 없으며, 쉽게 짜증이 나거나 노여움이 치솟기도 한다.
번아웃 증후군 극복하기
BURNOUT SYNDROME
직장 내 과도한 스트레스가당뇨를 유발한다고?
당뇨병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인병이다. 당뇨병이 왜 생기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된다. 당뇨병의 환경적 요인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바로 스트레스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성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 호르몬은 정신을 각성시켜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심한 경우 혈압을 올리고 심박수를 증가시키면서 신체 내 대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트레스가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간에서 글리코겐 분해와 당신생을 증가시키고 근육 등의 말초 장기에서 인슐린의 역할을 감소시켜 세포로의 혈당 섭취를 감소시키고 인슐린의 분비도 감소시켜 혈당을 오르게 한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은 2형 당뇨병으로, 인슐린이 혈중의 혈당을 목표 장기의 세포에 운반해서 집어넣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인슐린 저항성’이 점점 증가하는 경우이다. 심한 경우, 췌장 세포까지 점차 파괴되어 궁극적으로는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일탈 행위를 하게 되는데, 기름진 음식, 단 음식, 폭식, 음주, 흡연, 격렬한 운동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행위는 몸의 컨디션을 해치고 혈당 조절을 방해하며, 심한 경우 혈관과 체력 등에 부담을 주어 결국 합병증을 쉽게 유발하게 된다.무한 경쟁을 넘어서 알파고와 경쟁해야 할 지경에, 직장에서뿐 아니라 어디서나 스트레스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지혜롭게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참 어렵다. 그러나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차라리 즐기자. 규칙적인 운동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생각, 사소한 변화가 우리 몸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일탈 행위를 하게 되는데, 기름진 음식, 단 음식, 폭식, 음주, 흡연, 격렬한 운동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행위는 몸의 컨디션을 해치고 혈당 조절을 방해하며, 심한 경우 혈관과 체력 등에 부담을 주어 결국 합병증을 쉽게 유발하게 된다.
글.
이병욱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이산희 교수(산부인과)
이선구 교수(정신건강의학과)
남주영 교수(내분비내과)
정리.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