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을 위한 최선의 생활습관은
운동입니다
재활의학과 김성우 교수
재활의학은 바다처럼 광범위하다. 다양한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가 생긴 사람이 몸과 마음, 사회적 능력을 발달시켜 자립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다. 치매로 언어기능 장애를 겪는 노인부터 요통을 호소하는 중장년층, 발달장애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환자의 재활을 돕는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성우 교수를 만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들어본다.
인생이라는 길에는 삶의 질을 위협하는 복병이 많다. 당장에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반복적인 기능장애는 행복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재활의학은 이러한 기능장애를 다룬다. 기능에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모두 재활의학의 대상이므로 재활의학과라고 하면 특정 장애인만 찾는 곳이란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김성우 교수의 설명이다.
“뇌졸중, 척수손상, 뇌성마비, 각종 근골격계 이상 및 통증 등으로 기능장애를 겪는 환자 모두가 재활치료의 대상이죠. 예컨대 뇌성마비로 걷지 못하는 아기, 목이 아파서 공부하기 힘든 학생부터 척추질환으로 마비에 이른 성인, 말하는 것이 힘든 치매환자 등을 아우릅니다. 환자들의 잠재적 능력을 강화해서 운동, 언어, 인지, 섭식, 배뇨 기능을 개선하죠.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의학입니다.”
근육량이 빠지는
40대의 허리가 위험하다
김성우 교수의 전문 진료분야는 통증을 비롯해서 소아재활, 발달지연, 근전도 검사 등이다. 통증환자 중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요통환자이다. 허리통증은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병으로 성인 80%가 살면서 한 번은 요통으로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특히 근육이나 인대에 문제가 생기는 허리염좌의 경우는 40대에 가장 많다. 근육량이 서서히 빠지는 시기인데 사회활동은 여전히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통이 있다고 곧바로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어요. 단순히 근육이나 인대가 놀라 생긴 통증이라면 하루 이틀쯤 쉬면 낫습니다. 급성일 땐 아픈 허리에 냉찜질을 해서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게 좋아요. 통증이 일주일 정도 지속되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뇌는 유독 통증을 잘 기억해요. 2~3주만 요통을 내버려 둬도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커져서 조금만 무리를 해도 심한 허리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중년의 요통은 변함없이 높은 수치를 차지하는데 비해 최근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초등학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운동 부족과 중독 수준의 스마트폰 사용 등이 아이들의 목통증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생각해요. 근력은 통증치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근력이 튼튼하면 척추가 약해도 보완작용이 일어나 괜찮아요. 근력강화를 위해선 바른 자세, 특히 운동이 필수적이에요. 부모님이 운동하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꾸준히 솔선수범해야죠. 습관화된 운동은 최상의 예방약이고 치료제입니다.”
국내 최초 협진시스템을 갖춘
일산병원 발달지연클리닉
김성우 교수는 지난 2001년 문을 연 일산병원 발달지연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협진시스템을 갖춘 소아발달장애 전문치료센터이다. 소아신경학, 소아정신의학, 소아재활의학 전문의들이 동시에 통합하여 진료하는 첨단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발달지연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발달지연 아동은 여러 진료과를 돌아다니다가 정확한 진단이나 진료를 받지 못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통합진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발달지연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또 아이의 성장과정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절한 치료로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성인에게서는 단순한 기능장애에 머물 수 있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섭식장애, 호흡곤란, 합병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환자의 특성상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온 발달장애아들도 많다는 김성우 교수. 차분히 말을 이어가던 김 교수는 치료실에 환아가 들어오자 일순 만면에 웃음을 띠며 아이를 맞아 손을 잡고 볼을 쓰다듬었다.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이사장으로서 국내 재활의학분야의 명의로 손꼽히는 그에게 명의의 조건을 묻자 ‘같은 일을 하는 의사가 추천하는 의사’라고 생각한다며 “나를 찾는 아이들의 병은 대부분 완치가 힘들죠. 그럼 전 무엇일까요? 내 지식과 경험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담담한 그의 말에 믿음이 갔다.
글.
박현숙
사진.
이서연(아자스튜디오)